[CAR] 알고 타면 만족 두 배 '바퀴의 공식' 풀어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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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전륜구동’ ‘후륜구동’ ‘4륜구동’. 요즘은 차마다 바퀴 굴림 방식이 다양해 차를 고를 땐 이것도 고민거리다. 전륜구동은 국산차들이 많이 채택해 가장 익숙한 방식. 그렇지만 고급화 경쟁에 나선 국산차 업체들이 최근엔 후륜구동 방식을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최근엔 SUV에나 쓰이던 4륜구동 방식을 사용하는 세단도 다양하게 나왔다. 바퀴굴림 방식에 따른 자동차의 선택,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본다. [편집자 주]

알뜰한 전륜
기름 덜 들고 내부공간 널찍 … 빙판서 덜 미끄러져

 

푸조307SW(上)와 현대 그랜저

엔진의 힘을 앞바퀴에 실어서 굴리는 전륜구동은 경차나 소형차에 주로 쓰이는 방식이다. 세계 최초로 나온 전륜구동 모델은 1934년 프랑스 시트로앵이 개발한 트락숑 아방(Traction Avant)이다. 차체는 작았지만 실내공간이 넓어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우리나라에서는 85년 나온 현대 포니엑셀이 첫 모델이다. 이후 이 방식은 국산 세단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푸조에선 307SW 등 거의 전 차종에 이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폴크스바겐의 뉴비틀과 골프, 볼보의 대부분 차량도 이 방식이다. 이향림 볼보코리아 대표는 “스웨덴의 기후가 춥고 눈이 많아 접지력이 좋은 전륜 구동 방식을 발전시켰다”고 말했다.

 부품이 적게 들어 가벼워서 기름값을 아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실제로 자동차업계에서 전륜구동형이 강세를 보인 것은 70년대 오일쇼크를 거치면서 기름 덜 드는 차량을 앞다퉈 개발한 것이 계기가 됐다. 눈길이나 빙판길에서도 후륜구동차보다 덜 미끄러진다. 소음과 진동을 일으키는 엔진과 변속기가 앞쪽 엔진룸에 거의 모두 들어가 있어 조용한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코너에서 핸들을 꺾은 정도보다 더 작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핸들을 15도 정도 돌리면 차는 10도 정도 방향을 튼다. 이를 언더스티어(under steer)라고 한다. 또 회전하거나 유턴할 때 후륜구동차보다 많은 공간이 필요하다. 뒤가 가벼워 많이 흔들리는 바람에 뒷좌석은 승차감이 떨어진다.

 안윤상(45) 르노삼성 부장은 “엔진 등 무거운 부분을 최대한 뒤쪽으로 옮겨 놓거나 서스펜션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성능을 개선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병주 기자

묵직한 후륜
흔들림 적고 코너링 좋아 … 국산차들도 속속 도입

 

벤츠 뉴S클래스(上)와 기아차 모하비

현재 판매되는 국산차 모델 중 후륜구동형은 쌍용차 체어맨과 기아차의 쏘렌토뿐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후륜구동형 모델 개발에 나서고 있어 내년부터는 많은 모델이 소개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기아자동차의 모하비가 이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다. 쌍용차가 내년 봄에 선보일 W500과 GM대우의 L4X 역시 이 방식으로 달린다. 현대차가 내년 하반기 선보일 투스카니 후속 BK(프로젝트명) 등 고급 스포츠카도 대부분 후륜구동 방식을 택했다.

 자동차 시장엔 ‘후륜구동=고급차’라는 인식이 있다. 차의 앞과 뒤의 무게가 적절하게 배분돼 승차감과 코너링이 좋다. 이 때문에 고급차는 대부분 후륜구동형으로 만든다. 주행 중 뒷부분이 흔들리지 않아 뒷좌석 승차감이 좋다. BMW·벤츠·렉서스 등의 고급 차종이 대부분 후륜구동차다. BMW는 최근 출시한 3시리즈 엔트리 모델인 320i 스페셜 에디션뿐 아니라 국내에 출시하지 않은 소형 콤팩트 모델인 1시리즈도 동급에서는 유일하게 후륜구동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주양예 BMW코리아 부장은 “가속력이 좋고 브레이크 기능도 전륜 구동 방식보다 뛰어나 운전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단점도 있다. 후륜구동의 차는 운전자가 핸들을 꺾는 각도보다 더 많이 방향을 트는 오버스티어(over steer) 현상이 나타난다. 회전 반경은 전륜 방식보다 짧아 U턴하기 쉽다. 하지만 전륜구동 방식에 비해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잘 미끄러진다.

 최근에는 ESP(전자제어식 파워스티어링)같은 첨단 장비들이 개발돼 안정성을 보완하고 있다. 기름도 전륜구동차보다 많이 든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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