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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 주제와 만나는 한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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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백미(白眉)-흰 눈썹이라는 뜻. 여럿 가운데 가장 뛰어난 사람
        또는 훌륭한 작품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향유(享有)-누리어 가지다

조셉 말러드 터너(1775~1851)는 19세기 영국의 유명한 풍경화가다. 영국의 성직자이자 소설가인 찰스 킹즐리(1819~75)가 터너의 작품 ‘해상의 폭풍우’에 큰 감동을 받았다. 그는 터너에게 작품을 어떻게 그렸는지 물었다. 터너는 이렇게 대답했다.

 “거센 폭풍우가 휘몰아치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한 어부에게 부탁해 배를 타고 제 몸을 돛대에 묶었습니다. 무시무시한 파도가 배를 집어삼킬 듯이 덤벼들었죠. 하지만 저는 돛대에 꽁꽁 묶인 터라 달아날 수 없었지요. 결국 폭풍우는 저를 삼켜 버렸고, 온몸으로 폭풍우를 느낄 수밖에 없었죠. 그 느낌을 표현한 것이 바로 이 작품입니다.”

 소설 쓰기 방법을 소개하는 책들은 한결같이 작가의 절실한 체험과 피나는 노력을 강조한다. 이 바탕 위에 탄생하는 작품이라야 백미(白眉)로 일컫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한 편의 작품을 빚어 내는 일을 산고(産苦·아이를 낳을 때 느끼는 고통)에 비유한다. 독창적으로 지어 내는 모든 예술 작품이 이와같은 과정을 거칠 것이다. 저작권은 예술가에 대한 예우(禮遇·예의를 지켜 정중히 대우함)요, 훌륭한 예술품을 향유(享有)하려는 의지가 아닐까.

김영만(동화작가)



NIE면 제작에 참여하신 분

▶중앙일보 NIE 연구위원:김영민(서울 명덕외고)·김태근(서울 관광고)·성태모(전남 화순 능주고)
▶강사 연구위원 : 공미희(고려대 국문과 박사과정)·정옥희·이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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