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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형 전격 탈당..민주 '흔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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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조순형 의원이 23일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명분과 원칙없이 대통합민주신당과의 통합을 추진한 것은 평소 신념에 어긋나 당과 함께할 수 없다"며 전격 탈당했다.

조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신당과의 합당을 추진하기로 할 때부터 이미 탈당을 결심하고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합당이 무산됐지만 신당 내부사정으로 합의 이행이 안돼서일 뿐 민주당이 입장을 바꿨기 때문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지난 12일 신당과 민주당이 4자 합의로 합당에 합의하자 "양당 합당은 민주당이 그간 견지해온 통합 원칙에 어긋나 반대한다"며 "합당 강행시 탈당하겠다"고 밝혔었다.

조 의원의 탈당으로 민주당의 의석은 7석으로 줄게됐다.

그는 "민주당은 전에 합당조건으로 분당과 국정실패의 책임을 엄중히 묻는다는 입장이었는데 이번 조건은 결국 총선 지분 문제였다"며 "정동영 후보의 사퇴와 신당의 사과를 요구하면서 합당을 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향후 계획에 대해 "자유로운 입장에서 활동하겠다. 대선과정에서 어떤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할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17대 국회를 잘 마무리 한 뒤 18대 총선 (출마) 문제는 그때 가서 어떻게 해야할 지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50년 전통이 있는 당답게 운영되어야 한다"며 "지도부는 당의 명운이 걸린 사안을 명분과 원칙있게 추진했어야 했는데 이번 실패를 큰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조 의원 캠프의 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유용태 전 의원도 조 의원과 함께 탈당계를 제출했다.

당 관계자는 조 의원의 탈당과 관련해 "신당과 통합하면 탈당한다고 하더니 통합이 안됐는데 탈당한 것은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며 "황당할 따름"이라고 반응했다.

안동선 전 의원이 최근 탈당한데 이어 이윤수 전 의원과 영남, 충청권 중심의 상당수 원외위원장들도 사실상 탈당의사를 굳혀 합당 무산 뒤 독자노선을 표방한 민주당의 동요가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안 전 의원은 이미 이회창 후보 캠프에 합류했고, 이 전 의원 등도 탈당 후 이회창 후보를 지지할 전망이다.

안 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을 떠나서 이회창 후보를 돕고 있다"며 "이회창 후보는 대선 후보 중 군계일학으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나 정 후보에게는 표를 던질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도 "합당 무산 뒤 더 이상 민주당에 희망이 없다는 판단 아래 원외 지구당 위원장 60여명, 전직 의원 10여명과 함께 동반 탈당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대부분 영남, 충청, 서울지역 위원장들로 호남지역 위원장도 일부 포함됐다"고 말했다.

그는 "탈당생각을 굳히고 있으나 24일 중앙위원회에서 지도부 사퇴를 요구한 뒤 결과를 지켜보고 향후 행보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조 의원을 찾아가 이회창 후보를 함께 지지하자고 호소했으나 조 의원이 완강히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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