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시 경기되살리자 주민들 앞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사양길의 위기로 치닫고 있는 태백시를 과연 되살릴 수 있을까. 정부의 석탄산업합리화조치에 잇따른 폐광속출로 날로 피폐화되고 있는 태백시가 요즘 「긴겨울잠」에서 깨어나 지역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태백시는 지난88년까지만 해도 인구 11만5천명가운데 1만5천여명이 광원이었고 34개 탄광이 연간6백76만t에 이르는 무연탄을 생산하면서 어느 지역 못지않게 호황을 누렸던 전국최대의광산도시.
그러나 정부가 석탄산업의 사양화에 따라 전국의 탄광들을 정비하기 위해 지난89년 석탄산업합리화조치를 시작한 이후 폐허화.
공동화현상이 심화돼 폐허직전까지 이르게 됐다.
이에따라 실직한 광원수는 1만여명에 이르고 있으며 무연탄 생산량도 석탄산업합리화조치 이전의 30%가 조금 넘는 2백20여만t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처럼 태백시가 쇠락의 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정부가 석탄산업합리화조치를 추진하면서 사전에 충분한 대책마련없이 졸속으로 처리했기 때문.
정부는 지난92년 「태백탄광지역 5개년(92~96년)진흥종합대책」을 세우고▲광공단지 조성사업▲태백산도립공원개발등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실질적인 혜택을 위해서는▲현재 2차선인제천~영월~태백~동해간 31,38번 국도를 4차선으로 넓히고▲탄전지역에 1백만㎾급규모의 화력발전소를 건립하고▲해발 6백m이상의 고원관광지개발을 위한 특별법제정등을 요구하고 있다 .
주민들은 이와함께 자신들의 힘으로 지역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자구책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3월 국내 최초로 시민기업을 탄생시킨 것이 대표적인 예.
지난해 12월 영세상인.탄광퇴직자.주부.공무원등 80여명의 발기인으로 시작한 「태백공원관광 레저개발 시민」㈜은 지금까지 두차례의 시민주 공모를 통해 현재 10만주(5억원)1천9백여명의 시민이 주주로 참여하는 시민기업으로 성장했다.
시민기업은 단기적으로 관광알선업.눈썰매장을 운영한후 장기사업으로 2000년까지 백병산일대에 스키장과 콘도등 숙박시설.놀이공간등을 고루 갖춘 사계절 종합레저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원기준 광산지역사회연구소장은 『이같은 주민들의 노력에 발맞춰정부가 개발의지를 북돋워줄 수있는 「탄광지역개발촉진법」과 같은제도적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太白=洪昌業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