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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여성>텔레마케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웨스틴조선호텔에서 1년6개월째 텔레마케팅 업무를 맡고 있는 노영경(盧泳卿.판촉차장.36)씨는 요즘 일과 관련해 여간 힘이드는게 아니다.「지존파」사건 이후 개인 신상등의 정보무단유출과관련해 일반인들의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전화를 통해 신규고객을개척하는 자신의 업무에 한층 더 신경이 곤두서기 때문이다.
『전화를 통해 기업 이미지를 심고 세일을 하는 텔레마케터입니다.전화기건너편에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고객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식물에 물을 주고 가꾸는 마음가짐으로 고객과의 친밀감을 가꿔야합니다.』 룸판매를 위해 무역회사 일람등의 명부를 통해 회사를 선정한뒤 전화를 건다.『안녕하세요』라는 말로부터 시작되는 약1분 정도의 짧은 대화를 통해 물량확보 가능성을 타진한다. 통화내용을 자세히 컴퓨터 데이터베이스에 축적시킨다.매달한번 정도 정기적인 통화를 통해 딱딱한 고객의 반응을 부드럽게바꾼다.그런 다음 필요에 따라 필드에 뛰는 세일즈맨과 정보를 교류해 수요를 창출한다.이것이 1백%여성인 호텔 텔 레마케터의매일 업무다.
텔레마케팅(Telemarketing)이란 고객과의 전화통화를기본 매개로 통신과 컴퓨터,데이터 베이스등을 최대한 활용해 홍보및 판촉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세일즈맨에 의한 직접방문,우편배달등으로 발생하는 시간과 비용의 낭비를 줄이는 마 케팅 기법.
대상 고객층을 선별해 집중적인 판촉활동을 벌일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백화점이나 항공사.신용카드사.은행등에서 활용되기 시작,점차 확대추세에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이 소비자들로부터 걸려오는 전화를 받아 상담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거 나 단기상품 홍보,대금납부 독촉등의단순영역에 머무르고 있다.마구잡이 홍보로 거부감을 증폭시켜 역효과를 내기도한다.또 고객에 대한 정보축적이 체계적으로 안되는등 초보단계에 있다.
반면 호텔쪽의 텔레마케팅은 다른 분야에 비해 경험축적에 따른기법개발에서 앞서가고 있고 이에 따라 텔레마케터에 대한 회사의대우 측면에서도 월등해 여성들의 유망취업직종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급호텔의 경우 대부분 93년을 기점으로 판촉부서 안에 텔레마케팅 전담요원을 두기 시작했으나 현재 20여명에 불과,앞으로 인력충원이 집중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93년 12월 텔레마케팅을 도입한 스위스그랜드호텔의 판촉지배인 서윤희(徐潤姬.30)씨는 『30룸 이하의 소규모 고객을 상대로 집중적인 유치작전을 벌인 결과,전체 호텔 룸매출의 10%를 담당할만큼 텔레마케팅의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나 고 있다』고말했다. 이에 따라 텔레마케터들의 월급수준은 보통 보너스와 세금을 제외하고 70만원이상.이들이 매일 거는 전화통화수는 평균30건 미만.
힐튼호텔의 임선주(林善珠.27)씨는 『질이 높은 통화를 하기위해 사전 분석을 거쳐 잠재력 있는 고객을 발굴해내는 노력이 급선무』라며 많은 통화가 좋은 성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한다. 텔레마케터에 관한 전문교육은 한국텔레마케팅연구소(02(539)8036),IMC마케팅사(02(517)2212)등에서 월20시간 교육에 20만~25만원을 받고 실시되고 있다.
또한 직업교육차원에서 여성자원금고(02(701)3966~7 )도 기본교육(18시간.10만원)을 위주로 교육을 실시,취업의길을 제공하고 있다.
텔레마케터들은 어차피 이 직종은 남성이 할수 없는 것인만큼 필요한 훈련을 받은 여성들은 호텔에 이력서를 제출해 기회를 잡는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또한 고운 목소리 보다는 고객의 어떤반응에 대해서도 굳건히 견딜수 있는 인내심이 더 욱 필요하다고입을 모은다.
〈康弘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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