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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이야기>황금알 낳는 거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시중에서 수익률이 가장 높은 금융상품은 무엇인가.CD(양도성정기예금)라고 대답하면 미안하지만 정답이 아니다.설명은 잠깐 접어두자.미국의 한 연구에 의하면 최초로 공개되는 기업의 주식을 사면 발행후 1개월동안 12%의 이득을 얻는 것으로 검증된바 있다.이 이득은 시장전체가 움직인 부분과 기업 고유의 위험에 대한 보상을 고려한 것이므로 진정한 의미에서 초과(또는 비정상)투자이익이다.
미국처럼 안정된 시장에서 이런 수익률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그러나 공개주식이 이처럼 수익률이 높은 이유는 공개하는 회사대부분이 규모가 작아 미래의 성장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추가적인 관심도 있지만 그보다는 발행을 주선하는 증 권회사가 물량을 쉽게 소화하기 위해 발행가를 될 수 있으면 낮게 결정하려고들기 때문이다.시가발행을 원칙으로 하는 미국에서 있을 법한 일이다. 그러나 앞서 말한 초과이익도 조사대상 주식들에 대한 평균일뿐 실제는 마이너스 59%에서 플러스 70%까지 다양했다.
개인투자자로서는 어떤 것을 사게될 지 모를 일인데 80년대의 신화(神話)적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도 성공확률을 25% 로 보았다. 지난 89~92년 하락장세에서 부도나거나 어려움을 겪은회사들의 대부분이 88~90년에 공개됐다는 사실은 독자들도 기억할 것이다.본지(本紙)는 지난 21일자 경제섹션에서 금년에 신규상장한 주식들의 투자수익률을 비교했다.지난 16일 현재 공모가격대비 최소 50%(선진),최대 3백16%(성미전자)까지로나타났는데 이를 연수익률로 환산하면(각기 상장일이 다르므로) 상상을 초월한다.이거야말로「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지난 22~23일 이틀간 공모한 5개사에 몰린 청약경쟁률(증금공모주의 경우)이 최저 49.72대1(태화쇼핑),최고 1백1대1(문배철강)로 이 사실을 다시 입증했다.문배철강의 발행가가1만5천5백원인데 주간사는 4만5천원까지 갈 것 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여기서「공모주 인수가액 결정기준」을 논할 계제는 못되지만 무언가 잘못됐다는 느낌이 든다.무슨 논리인지 모르지만 종합주가지수가 1천을 넘겨서는 안된다고 증안기금을 동원한 정책당국이 이런「돈놓고 돈먹기」놀음은 왜 그냥 두는지 이해하기 어렵다.첫째,발행사의 이익을 위해서 둘째,위험에 대한 보상이라는 건전한 투자행태의 확립을 위해서 세째,증권회사의 국제경쟁력확보(발행가산정도 못한데서야 말이 안된다)를 위해 자율에 맞길때가 된 것같다. 첫머리의 물음에 대한 답은 이제 자명해졌다.물론「증금 공모주청약예금」또는「증권저축」이다.
〈權成哲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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