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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펀드가 불안하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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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펀드시장의 절대 강자 중국펀드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다른 펀드들이 세를 불려나가고 있다. ‘포스트 중국펀드’ 자리를 누가 차지할 것인가를 두고 경쟁이 치열하다.

 ◆브릭스펀드 1승=일단 1라운드 승자는 브릭스펀드다.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10월 22∼26일 한 주간 중국펀드에는 1270억원이 들어오는 데 그쳤으나 브릭스펀드에는 4060억원이 몰렸다. 브릭스펀드 중 대표주자 격인 슈로더자산운용의 ‘슈로더브릭스주식’ 펀드에는 지난 한 달에만 1조3000억원이 넘는 돈이 몰렸다. 삼성증권 조완제 연구원은 “중국펀드에 대한 과열 경고가 잇따르면서 투자자들이 분산 투자 차원에서 브릭스펀드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브릭스펀드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BRICs)에 골고루 투자하는 펀드다. 분산 투자하기는 하지만 최근 급등하는 중국과 인도 시장을 빼놓고 싶지 않다는 심산에 투자자들은 브릭스펀드를 선택한다. 실제로 같은 기간 중국펀드에 1300억원에 가까운 돈이 몰린 것을 비롯해 인도·아시아·친디아 펀드에는 각각 610억원, 470억원, 440억원이 들어왔다. 반면 같은 신흥 시장이라도 중국과 인도가 빠진 중남미·동유럽 펀드에서는 70억원과 10억원이 빠져나갔다.

 ◆아니면 러시아?…“원칙이 중요”=그러나 브릭스펀드라고 안정적인 것은 아니다. 고평가 논란이 일고 있는 중국·인도가 엄연히 투자 비중의 절반을 웃돌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제시되는 곳이 러시아다. 하나대투증권은 11월 펀드 리서치 자료를 통해 러시아를 ‘변동성 확대 시기의 투자 대안’으로 꼽았다. 러시아의 올 주가 상승률은 다른 신흥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해 주가수익비율(PER)이 11.5배(MSCI 12개월 예상 순익 기준)에 불과하다. 중국(24.3배)과 인도(22배)에 비해 훨씬 저평가된 상태다. 반면 전 세계 천연가스 생산량의 21.6%, 원유 생산량의 12.1%를 차지하는 등 광대한 천연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진미경 웰스케어 센터장은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러시아의 경기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평가했다.

 이런 시장 경향에 맞춰 최근에는 브릭스 지역 중에서 중국과 인도를 뺀 나머지 국가, 브라질과 러시아에 투자하는 펀드도 나왔다. 도이치투신운용의 ‘도이치DWS프리미어브러시아주식’ 펀드가 그렇다. 이종수 마케팅 상무는 “친디아 및 브릭스펀드가 국내에서 큰 관심을 끌었지만 이들 지역은 고평가가 우려된다”며 “앞으로 시장의 관심은 브릭스 중에서도 브라질과 러시아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포스트 중국펀드를 예측해 원칙 없이 펀드를 갈아타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유행에 휩쓸리다간 ‘뒷북’치기 십상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 허진영 연구원은 “항상 변하는 만큼 뒤늦게 유행을 좇는 것보다는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분산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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