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된 그림 고치는 미술병원 盛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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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동양화.서양화.벽화등 고가의 그림을 완벽하게 재생시켜주는「미술병원」이 미술애호가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93년6월 문을 연 서울강남구청담동 국제미술보존연구소.(547)8378.
X-선 촬영기와 현미경등 첨단 과학장비를 이용해 작품의 훼손된 부분을 면밀히 검토한 후 원작과 동일한 물감으로 그림을 그려 넣거나 손질해 원래 상태로 수복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제작한지 10~30년이 지나 물감이 떨어져 나가고 캔버스가 상하는등 자연 훼손되거나 보관 잘못으로 찢어지는등 손상을 입은어떤 종류의 그림도 완벽한 수복이 가능하다.
현재 우리나라엔 호암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등 두곳에 자체 보존팀이 있으나 사설연구소는 전국에 두곳 뿐으로 아직 일반인에겐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최근들어 그림 보존에 대한 인식이 차츰 높아지면서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대에 이르는 오래된 작품을 소장한 가정과 기업체.화랑등에서 미술병원을 찾고 있다.
국내 최초로 독일 함부르크 시립대학과 프랑스 복원전문학교에서미술품 감정과 복원을 전공한 연구소장 鄭明和씨(34)가 지금까지 수복한 그림은 국내.외 유명화가의 작품 80여점.
수복작업은 X-선 투시기를 이용한 정밀 검사에서 덧칠.다림질등 10여 단계의 높은 기술이 필요해 보통 30호 크기 작품의경우 한달정도 소요된다.수복작업으로 조금이라도 작품이 손상을 입었을 경우에는 현 시가대로 보상받을 수 있다.
수복비는 그림의 파손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작품 가격의 10%정도.
수복은 창작만큼 중요하다고 말하는 鄭소장은『서양화의 경우 일반 가정에서 10여년이 지나면 먼지와 이물질 등이 껴 물감이 떨어져 나가는등 자연 훼손되기 때문에 고가의 작품을 원형 그대로 보관하고 감상하기 위해선 수복작업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嚴泰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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