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靑白吏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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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소유욕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본능이다.그래서인지 동서고금을통해 보아도 황금을 돌같이 여긴「聖人」보다는 오히려 돌을 황금같이 여긴「凡人」(보통사람)이 훨씬 더 많았다.
淸白吏라는 말이 출현하게 된 것도 인간의 속성과 멀지않다.「淸廉潔白한 官吏」의 준말이 되겠는데 옛날에는「官」과「吏」가 구별됐으므로 특별히「淸官廉吏」라고 불렀다.물론 그 반대는 貪官汚吏(탐관오리)가 되겠다.
하기야 수십년 寒窓(한창)에서 明月을 벗삼아 공부했는데 급제하고 나면 누군들 보상심리가 없겠는가.그래서 中國에서는「삼년 淸官에 십만금」이라는 말이 있었다.이럴 정도니 우리나 中國이나官吏들의 부패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당근과 채찍을 함께 구사했는데 貪官汚吏에겐 엄한 벌을내린 반면 淸白吏는 널리 기렸다.우리의 경우 고려말 충신 崔瑩(최영)의 청렴결백은 익히 알려진 바이며 조선 세종 때의 黃喜나 孟思誠,성종 때의 許琮은 대표적인 분들이다.
孔子는 부귀를 위해서라면 마부노릇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옳지 못한 부귀는 뜬구름(浮雲)으로 본 사람이다.
요컨대 부귀는 정당한 방법으로 추구해야 할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정당한 소유욕,그것은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鄭錫元 〈漢陽大중문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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