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끌벅적댓글] 낮엔 정숙, 밤엔 섹시한 여자 어디 없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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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예쁘고 날씬하고 낮에는 정숙, 밤에는 섹시한 이미지에 집안일도 잘하면서 돈도 벌고 시부모 봉양도 잘하고 애도 반듯하게 잘 키우는 여자를 이상형이라 한다. 남자들이 꿈꾸는 ‘소박한’ 결혼생활이란다. 그러면서 여자들이 잘생기고 돈 많이 벌어 나만 위해주는 남자를 원한다고 하면 조건만 밝히는 사람으로 낙인찍고 비웃어댄다. 남자들의 소박한 꿈에는 동등함이 결여돼 있다.” 싸이월드 이슈공감 게시판에서 수많은 댓글을 낳으며 ‘주간 베스트’로 선정된 글입니다.

 예상하시는 대로 많은 여성이 공감 댓글을 남겼습니다. 오여경씨는 “현실을 생각하면 결혼 하기 싫어진다. 불쌍한 우리 엄마는 딸만 둘인데, 나중에 늙으면 모셔주는 사람도 없고 한숨만 나온다. 그런데 남의 부모를 모시고 눈치 볼 생각하니 답답하기만 하다”고 했습니다. 김보영씨는 “남자친구랑 미래 이야기를 해보니 기가 찬다. 내가 공무원이 아니라서 부끄러워 집에 소개를 못 시켜준다 하더라. 게다가 결혼해서 일 안 하고 노는 여자는 딱 질색이라고, 나더러 돈도 벌어오고 집안일도 다 하란다” 며 하소연을 했습니다.

 남성들의 반박 댓글도 이어 달렸는데요. 김도환씨는 “이런 불만 늘어놓을 거면 평생 혼자 살라”고 했고 유상민씨는 “모든 남자가 그렇다는 식으로 말하지 말라. 당신이 그런 남자밖에 못 만나 본 것이다”라고 댓글을 남겼습니다. 강명수씨는 “여자들이 자기 불리할 때만 평등이라고 외치는 데에 질린다”고 했고 김용현씨는 “여자들이 남자들로부터 당연하게 받는 혜택이나 배려들을 고려한다면 그 정도 차별은 충분히 상쇄된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중립적인 의견도 꽤 있었습니다. 황재상씨는 “내가 여자에게 바라는 만큼 그대로 대접하니 여자친구도 똑같이 우리 부모님에게 잘하더라. 남자든 여자든 서로 이해하고 잘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또 박준성씨는 “솔직히 불평등의 측면에서는 맞는 말이다. 남자들은 요구할 줄만 알고 상대방의 요구를 이해할 줄은 모른다. 그렇게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살았고 그게 솔직히 더 편하니까 그렇겠지. 하지만 여자들도 그런 사람 꽤 있다. 해답은 ‘배려’와 ‘균형’이다”라고 해 많은 네티즌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서로에 대한 배려와 관계의 균형, 명심해야겠습니다.  

이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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