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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고현확>패러디-기존영화 코믹하계 흉내 총알탄사나이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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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패러디의 영화사전적 의미는『심각한 내용의 영화속에 가볍게 웃을수 있는 장면을 삽입하는 것』이며『진지한 작품의 스타일이나 관습,또는 모티브를 조소하는 것』이라는 뜻도 가진다.
이 패러디 기법을 이용한 코미디 영화가 최근 대거 등장해 큰인기를 누리고 있다.『원초적 무기』『못 말리는 비행사』『못 말리는 람보』『총알 탄 사나이』시리즈,『위험한 본능』등이 그것이다.이들은 영화팬들이 머리속에 간직하고 있는 명 화의 인상깊은장면과 개성있는 인물성격,진지한 스토리구성을 엉뚱한 형태로 흉내냄으로써 웃음을 유발한다.
데이비드 주커감독의『총알 탄 사나이(Naked Gun)』는 권총과 사람의 그림자가 등장하는 타이틀부터 『007』시리즈의 도입부를 그대로 본떴다.그 속편은 감독 자신과 형제인 제리 주커가 감독한 『사랑과 영혼』의 유명한 도자기 빚는 모습을 코믹하고 에로틱하게 패러디한 것으로 유명하다.〈사진〉 또 『총알 탄 사나이』2편과 3편은 원제목 뒤에 2와 1/2,3과 1/33등을 붙이는데 이는 이탈리아의 거장 펠리니감독의 『8과 1/2』을 패러디한 제목이다.칼 라이너 감독의 『위험한 본능』은 『위험한 정사』와 『원초적 본능』을 제목부터 내용까지 합쳐 패러디한 것이다.
짐 아브라함 감독의 『못 말리는 비행사(Hot Shots)』는 『탑건』과 『늑대와 춤을』에서,『못 말리는 람보(Hot Shots2)』는 『람보』시리즈에서 주제를 따온 다음 수십개나 되는 명화의 주요장면을 패러디하고있다.
『못 말리는 람보』에서는 『원초적 본능』중 샤론 스톤이 흰 드레스를 입고 등을 돌린채 다리를 꼬고 앉은 장면을 그대로 재현한다.다만 의자를 돌렸을때 보이는 얼굴에 대해 다른 등장인물들이 『에이』하는 실망의 소리를 내는 것만 다를 뿐이다.
진 퀸타노감독의『원초적 무기(Loaded Weapon 1)』는 다른 영화에서 일부 장면만 따오는 수준을 넘어 『리셀 웨폰(Lethal Weapon)』시리즈 영화 전체를 패러디했다.영화의 제목은 물론 주인공,전반적인 구성들이 『리셀 웨폰』의 줄거리와 맥락을 같이 한다.『양들의 침묵』등 여러 영화의 장면들을 따서 결합시킨 코미디적 재구성이라는 것만 다를 뿐이다.
중간에 악당들이 실수로 다른 집에다 헬기 기총소사를 해대자 브루스 윌리스가 『다이하드1』때의 복장 그대로 뛰쳐 나오는 장면이 나오는데 스타의 카메오 출연과 패러디가 겹친 묘한 대목이다.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코미디로 꼽히는 『에어플 레인』(주커형제와 아브라함감독 공동연출)이 70년대 『에어포트』시리즈를 패러디한 작품이란 사실은 최근 패러디물이 얼마나 판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蔡仁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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