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브리치는 누구인가-圖上해석학 정립 바부르크硏 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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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에른스트 한스 곰브리치(Ernst Hans Gombrich)는 1909년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태어나 빈대학에서 미술사학과고전건축학을 공부했다.
나치가 집권하자 그는 1939년 영국으로 이주한다.그리고 1946년 이후에는 런던대학의 강사 또는 교수로 근무했으며,특히그 대학의 바부르크 연구소(Warburg Institute)의일원으로 참여해 1959년엔 연구소 소장으로서 오늘에 이른다.
바부르크 연구소는 금융.공공활동.자선사업.학문에서 수많은 인재를 배출한 것으로 유명한 유럽 바부르크 가문의 일원이자 르네상스 회화의 역사가인 아비 바부르크의 개인연구소로 함부르크에 처음 세워졌으며 1933년 나치에 의해 추방되어 런던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 연구소에는 당대의 주요 미술사학자와 문화철학자들이 참여했으며,공통 관심사와 연구경향에 입각해 하나의 학파(바부르크 학파)로 불릴 수 있을 정도의 학문적 성과를 이룬다.참여자 중 몇사람만 열거한다면 에른스트 카시러.어윈 파노프스 키,윈드 등을 들 수 있다.이 학파의 연구성과는 도상해석학을 정립하려는 것에서 나타나는데,한마디로 상징적 이미지를 분석하고 그것에 대한 가치해석을 통해 시각예술의 의미를 파악하려는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곰브리치 역시 이러한 학풍을 계승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곰브리치는 이후 런던의 로열 컬리지 오브 아트,옥스퍼드.케임브리지 대학의 객원교수를 역임할 뿐 아니라 미국의 하버드.코넬대학에서도 교편을 잡는다.
그리고 또한 영국 아카데미 회원.고대학 협회 회원.왕립 건축가협회 회원으로 활약 하는 한편 기타 외국의 저명한 학술단체 명예회원으로 있으면서 다방면으로 활발한 활동을 계속한다.
그의 중요저서로는『어린이를 위한 세계사』(1936).『풍자화』(1940).『서양미술사』(1950).『예술과 환영』(1960).『장난감 말에 대한 명상』(1963).『규범과 형식』(1966).『상징적 이미지』(1972).『이상과 우 상』(1979).『이미지와 눈』(1982)등이 있다.
이중『예술과 환영』은 그의 대표적인 저작이라 이를만한데,그는이 책에서 미술양식의 변천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을 꾀하기 위해재현의 문제를 재검토한다.
***이미지 재현 과정 복합적 그에 따르면 이미지의 재현은 단순히 우리들이 보는 것을 수동적으로 모사하는 것이 아니다.
재현과정은 모호하고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우리들의 일상 지각방식중 하나를 선택하는 적극적.복합적인 과정이다.
이 때 예술가는 자신의 기대에 따른 도식적 형태(그는 이것을「스키마」라고 부른다)를 바탕으로 재현대상을 분류,포착한후 점차적인 수정을 거쳐 그것을 재현대상에 조응케 함으로써 현실의 대상을 읽을 수 있는 하나의 등가물을 창출한다.
이러한 그의 해석은 가설연역적 방법(해결해야할 문제에 대해 가설을 세우고 그것이 비판을 이겨낼 경우 상대적인 해결책으로 용인하는 방법)이라 불리는 칼 포퍼의 적극적인 인식론에 기반해이루어진다.
어쨌든 이 책에서 그는 구체적인 예증을 통해 이러한 자신의 논리를 전통적인 미학적 대상 뿐 아니라 거의 모든 이미지 대상에까지 확장해 적용하고 있다.
현재 그의 저서중 한국어로 번역된 것으로는『예술과 환영』(이대출판사).『서양미술사』(열화당).『장난감 말에 대한 명상』(민음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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