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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돌아온 까치 최재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우수에 찬 반항아-.80년대 최고 인기만화『공포의 외인구단』이 영화화되면서 주인공「까치」역을 맡았던 최재성(29)에게 붙여졌던 칭호다.그로부터 8년.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좋고 나쁜 연기를 고루 보여주다 뒤늦은 군입대로 연예계를 떠 났던 그가 일년반만에 또다시「까치」가 되어 TV에 돌아왔다.
17일 첫 방송된 SBS-TV의 일요 아침드라마 『까치네』에서 여주인공 소라네 집근처에 간이휴게실을 차리고 마실 것을 파는 청년「강일」이 그다.
떠돌이 노점상이라 보기 힘든 멀쑥한 행색으로 뭔가 사연이 있어 보이는 강일은 형편이 어려운 소라네를 돕다 아예 합작으로 심부름센터를 차리는 등 드라마의 줄기를 엮어가는 인물.『강일은원래 좋은 집안에서 남부럽지 않게 자랐지만 중학 교때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다 끝내 소년원 신세까지 진 상처많은 젊은이입니다. 출소후 그는 자수성가한뒤 떳떳하게 부모님을 만나겠다는 생각으로 한번도 해본 일이 없는 장사에 뛰어들게 되죠.』 언제 죄를 지었느냐는듯 묵묵히 일에 몰두하면서 은근슬쩍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도 하는 강일은 소라에게 연정을 느끼지만 고백할 생각은꿈도 못꾸는 순진한 청년인데 이는 「최재성」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익숙한 이미지다.
텁수룩한 머리에다 짙은 눈썹으로 반항아적 분위기가 물씬한 그는 그러나 서글서글하고 우수어린 인상때문에 이웃집 총각 같은 친근감이 앞선다.
거칠고 투박하지만 따뜻한 가슴을 가진 남자.「까치」로 굳혀진이런 이미지는 그의 연기생활의 분기점이 됐던『여명의 눈동자』(91년)「최대치」역에 그대로 이어졌고,92년말 군입대 직전 마지막으로 찍은 영화『아담이 눈뜰 때』에서도 변함 이 없었다.
『사실 반항적인 성격은 아니예요.다만 하고싶은 일에는 무섭게몰입하는 대신 그밖의 일에는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 가끔「건방지다」는 오해를 받지요.』그의 연기 경력은 짧지 않다.
서울예전 1년때인 83년『고교생 일기』로 출발한 그는 85년연극『에쿠우스』에서 주인공「앨런」역으로 대중의 뇌리에 자리잡았고 87년 드라마『사랑이 꽃피는 나무』로 확실한 스타의 대열에올라섰다.『외인구단』등 출연한 영화도 십수편인 그는 지난 4월방위병 제대와 동시에 영화『장미빛 인생』에 건달 주인공으로 출연,제2의 연기인생을 시작했다.『나이들어 겪은 군대생활은 오히려 지난날의 삶과 연기를 반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는 그의 눈매에 한층 성숙하고 사려깊 은 성인「까치」의 모습이 언뜻비친다. 글:姜贊昊기자 사진:白鐘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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