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긴장해소에 일단 “안도”/남북 정상회담 추진 재계 시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경협에 청신호… 정부방침따라 대응/분위기 단번에 호전되긴 어려울것
남북정상회담 추진을 보는 재계의 시각은 섣부른 「경협기대」보다도 긴장상황에서 일단 벗어났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기업들은 남북경협이 그전보다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지만,성급한 기대보다는 정부의 방침이 어떻게 정해지느냐를 주시하고 있다.
재계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대북제재의 긴장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확장국면에 접어든 우리 경제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했었다.
남북정상회담 추진 소식을 접한 경제계의 반응을 모아본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북한의 남북정상회담 제의는 자세전환일수도 있고 한·미·일 공조체제를 희석시키기 위한 카드일수도 있다.따라서 현재 많은 기업들은 북한의 참뜻을 더 두고 보자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것 같다.
과거 정부에선 남국교역등과 관련해 뚜렷한 방침을 밝히지 않아 기업들이 주워들은 이야기로 전략을 세웠다 낭패를 본적이 있는데 앞으론 정상회담과 같은 주요현안에 대해 제대로 알려줘 대북 투자전략에 혼선을 빚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구본태 통일원 통일정책실장=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북한의 진의를 파악하고 난 뒤에야 남북 경협에 대한 정부 입장을 정리할수 있다.현 단계에서 경협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는 이르다.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정부의 입장을 조만간 밝힐 계획이다.
▲박 춘 (주)대우 이사(북한담당)=정상회담과 경협을 직결시키기는 힘들다고 보며 다만 돌파구가 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남북 관계는 고도의 정치적인 문제며 안보와 직결되기 때문에 경제만 따로 생각할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남북 상황이 호전되면 남포공단의 경공업 합작사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
▲홍지선 무공한러트레이드센터전담반장=지금 상황으론 뭐라고 말하기 어려우며 정상회담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아직까진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된다는 확실한 보장도 없는 상황이다.더욱이 경협은 유엔의 대북 제재문제가 해결돼야 가능한 일이 며,이번 일로 경협 분위기가 단번에 호전되기는 어려우리라 본다.
▲장경환 럭키금성상사부장(북한담당)=그동안 긴장국면에도 불구하고 럭금상사를 중심으로 부장급 2명을 포함,5명의 북한팀을 그대로 유지해 왔다.또 임가공의 경우 계약분(보통 7월말 실행)은 계속 진행한다는 원칙을 세워놓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남북 정상회담 추진으로 남북교류 분위기는 나아질 것이며,우선경협과 인적 교류의 재개가 핵심상황이 될 것으로 본다.올들어 북한에서는 북핵에 따른 긴장 말고도 원부자재와 전력 부족으로 임가공 생산에 차질이 있었는데 당분간 임가공과 교역에 주력할 생각이다.
▷정부입장◁
정부의 기본시각은 남북경협은 핵문제를 비롯한 정치·군사적인 현안에 대한「종속변수」라는 것이다.
정치적 쟁점이 어떤 식으로든 정리될 경우 경협은 어렵지 않게 풀릴 것이라는 이야기다.양측이 서로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물꼬만 터지면 신경전을 벌일 일은 적을 것이란 판단이다.
이같은 시각아래 정부는 정상회담 개최에 대비해 20일 경제기획원·통일원·상공자원부등 관계부처간 점검작업에 들어갔다.
경협확대와 관련해 정부는 우선 제도정비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교역때 대금결제는 어떻게 할 것이며 직접투자에 대한 재산권보호문제·이중과세방지협정등을 우선 매듭짓는다는 것이다.
투자및 교역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그동안 간접적인 경협을 직접적인 형태로 전환한다는 방침아래 육·해상의 직항로 신설문제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심상복기자〉
□남북 경협 일지
▲84.9.8=북한적십자사 수재물자제공 제의에 따라 물자인수
▲84.10.13=경제4단체장,남북경협제의 성명발표
▲84.11.15=제1차 남북경제회담―쌍방교역품목제시
▲88.7.7=노태우대통령,남북관계 특별선언(교역문호개방 천명)
▲88.10.7=정부,간접교역 중심으로 한 남북경제교류 허용 발표
▲88.12=현대종합상사,북한산 물품(모시조개) 첫 수입
▲89.1=정주영현대그룹회장,방북―금강산 공동개발등 경협사업발표
▲89.2=효성물산,남북직항로로 북한산 무연탄 도입
▲90.8.1=남북교류협력법 제정 및 교류협력기금설치
▲90.9=삼성물산,북한산 명태 3천t반입
▲91.1=한국산 원산지표시상품 북한에 첫반출
▲91.4=남북한 쌀 직교역 합의
▲91.7=남한쌀 5천t(6만5천5백가마),북한과 첫 직교역
▲92.1.8=㈜코오롱,북한산 가방을 임가공형식으로 첫 도입
▲92.1.16=김우중대우그룹회장 방북,남포공단건설 합의
▲92.7.19∼25=북한김달현부총리일행,남한을 방문해 산업시찰
▲92.9.7=남북경협기금 1천억원으로 확대
▲92.10.6∼9=남포조사단 방북
▲92.10.14=「남한조선노동당」간첩사건으로 정부,대북경협 당분간 중단키로
▲92.10 =북한,외국인투자법등 3개 대외개방경제관련법 제정
▲92.12.7=김달현 북한부총리,삼성·럭금·대우에 북한의 4차 7개년 계획에 공식 참여 요청
▲93.3=북한의 NPT탈퇴결정으로 남북경협 위축 시작
▲93.5.12=한완상부총리,『남북직항로 개설 추진』발표
▲93.6.10=정부·민자당,남북경협 9대 과제 선정(직교역확대,교통통신망 연결등)
▲93.8.28=한국프라스틱조합,북한신덕샘물 도입 계약
▲94.4.19=삼선해운,부산∼청진 정기직항로에 첫 취항
▲94.6.2=정부,『유엔서 대북제재땐 임가공무역 중단』발표따라 기업들 대북투자계획 전면 유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