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수출시장 회생의 길 없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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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 ○… ○… ○… ○… ○… ○… ○… 컴퓨터 관련 제품수출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컴퓨터업계가 최근 극심한 수출부진에 시달리고 있다.개인용 컴퓨터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해에 비해 40~50%의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내수호황과는 대조적으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수출은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일부 업체의 경우 수출을 포기해야할 정도의「호황 속의 불황」으로 일컬어지는 컴퓨터업계의 수출 부진,무엇이 문제이고 대책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편집자註] …○ …○ …○ …○ …○ …○ …○ …○ 올들어 4월까지 소형및 개인용 컴퓨터의 수출실적은 7천5백39만9천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8%나 감소했다.
컴퓨터 관련 제품중 전체의 90%가 넘는 컴퓨터 주변기기 수출액도 11.9%가 줄어든 8억3천6백76만달러에 그쳤다.
이처럼 올들어 컴퓨터 관련 제품의 수출실적이 급격한 감소 추세를 보이면서 업계에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개인용 컴퓨터의 경우 국내업체들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수출로 명맥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다.국내 PC업체들은 PC 수출량의 70~90%를 미국에 OEM방식으로 수출하고 있다. PC 업체들이 자가 브랜드 수출보다 수출 비용이 덜드는 OEM 수출에 주력하는 이유는 92년6월부터 미국 PC시장에 불어닥친 가격인하 경쟁으로 국내업체의 가격경쟁력이 상실됐기 때문이다. 臺灣등에서 PC 기본기판인 마더보드등 주요 부품을 대량으로 수입,조립하는 방법으로 가격경쟁력을 회복한 미국의 대형PC업체들은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데다 일부 품목의 경우 국내 제품보다 오히려 가격이 더 싸 국내 업체의 자가브랜드가 이미 설 땅을 잃은지 오래다.
朴秉建 금성사 PC수출팀 과장은『가격과 유통망의 열세로 자가브랜드 수출은 포기상태이고 OEM 수출도 데스크 탑보다는 기판의 표준화가 어려운 노트북 PC에 주력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OEM 수출도 수익을 전혀 내지 못하는 형국이어서 금성사를 포함한 일부 업체들은 올해 수출 목표를 대폭 낮춰 잡고 있다.
노트북 PC 제품을 중심으로 지난해 5천만달러를 수출한 금성사는 올해 목표를 2천만달러로 잡고 있다.
올해 수출 목표를 2억5백만달러로 지난해보다 1천만달러 늘린삼성전자의 경우도 자가브랜드는 서서히 감소하고 있고 OEM 물량이 수출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비교적 실적이 좋았던 컴퓨터 주변기기도 수출길이 막히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4월까지 6개월동안 줄곧 수출감소세가 계속돼온 주변기기시장은 레이저프린터 주요 수출국인 일본이 동남아시아로,모뎀 수출경쟁국인 臺灣.홍콩.싱가포르등이 중국으로 과감히 생산 거점을 이전,지난해말부터 국내 주변기기 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물론 이같은 부진을 타개하려는 업계의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PC의 경우▲시장 다변화▲현지 조립수출등의 대응책이 모색되고 있다.
시장다변화의 경우 올들어 4월까지 태국.네덜란드.오스트리아.
베트남 등지에 대한 PC 수출이 1백~3백%이상 대폭 늘어나는추세를 보이고 있다.현지 조립수출은 삼보컴퓨터가 현지법인을 통해 이미 활동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올 연말께 美國 뉴저지주 삼성전자 美洲서비스센터 조립라인을 가동시킬 예정이다.
〈高昌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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