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신의 열창 청중도 한몸-13일 막내린 전인권 콘서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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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스튜디오 클럽에서 팬들과 함께 맥주잔을기울이며 매일 공연(연습?)을 해온 전인권(40)은 이제 록 콘서트라면 거의 달인의 경지에 오른 편이다.
그가 이끌던 그룹「들국화」가 소극장에서의 연속 공연이 성공하면서 우리 대중음악계에 비로소 「라이브 무대가 왜 음악의 요체인가」를 깨닫게 했었다.
청중을 모두 빨아들이는 듯한 보컬 솜씨로 전인권의 공연은 항상 초만원을 이룬다.
13일까지 대중음악 전용무대인 대학로 「라이브」극장에서 펼쳐진 전인권 콘서트도 예외가 아니었다.
2시간여 정열적으로 노래를 부르며 결국은 뿌옇게 먼지를 일으킬 정도로 청중을 전부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흔들게 만드는 전인권의 콘서트 진행은 역시 힘이 넘쳤다.
풍부한 레퍼토리로 여러번 다시 찾는 팬들이 많다는 것도 그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아닐수 없다.
미성이 아니면서도 샤우트 창법을 우리 가요에 정착시킨 장본인중 하나인 전인권은 이제 라이브 하면 곧 전인권이라는 이미지를확연히 심어놓았다.전인권의 이번 무대에서 예상밖의 즐거움을 얻을수 있는 것은 미국 버클리대에서 수학한 뒤 귀 국한 기타리스트 한상원의 폐부를 찌르는 연주 부분이다.
펑키.재즈 음악을 전공한 한상원이 전인권의 한국식 록 음악에도 세련되고 신명난 연주를 보여준다.
전인권은 공연때마다 자신이 어느덧 불혹의 나이가 됐다는 것을언급한다.그는 『「불혹」이 무슨 뜻인지 모른다』고 조크를 늘어놓으면서 혼신을 다해 노래부르는 것이외엔 아무것에도 유혹받지 않는듯 공연에 열중한다.
그러나 전인권도 나이를 감출수 없는 듯 예전과 같은 폭발적인목소리는 구사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해 객석의 청중을 안타깝게 한다.
「들국화」시절부터 『행진! 앞으로』를 외치며 우리 가요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전인권이 이제는『돌고 돌고』도는 답보 상태에 머무르게 되지 않나 하는 우려도 없지않다.
〈蔡奎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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