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 부는 환경보호.재활용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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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古稀를 넘긴「뻥튀기 할아버지」의 작은 정성이 각박한 요즘 세태에 밝은 빛을 비추고 있다.
경기도안성군죽산면죽산리구교동에 사는 洪鍾會옹(71).50년째안성 장터를 찾아다니며 뻥튀기장사를 하는 洪할아버지는 6년 넘게 정신이상자와 신체장애자.행려자등 2천4백여명이 모여 사는 충북음성군맹동면「꽃동네」를 찾아 사랑을 나누고 있다.洪할아버지의 장날 하루 수입은 2만원정도.때문에 돈으로 도움을 줄 수 없는 洪할아버지는 안성군 일대를 돌아다니며 모은 신문지와 헌옷가지등을 트럭에 가득 실어 매년 4~5차례「꽃동네」에 전달하고있다. 폐품이나마 신문지와 옷가지 가 「꽃동네」사람들에게는 봉투를 만들고 청소용구를 만드는 소중한 수입원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洪할아버지가 전달한 신문지와 옷가지는 1t트럭 40여대분에 이르고 있다.洪할아버지가「꽃동네」를 처음 알게된 것은87년부터.의지할 곳 없는 동네주민 한 사람이 「꽃동네」로 갔다는 말을 듣고 위문차 찾아갔다 이들을 도울 결심 을 했다.
『몸이 불편해 누워 밥을 먹는 노인들과 대.소변조차 가리지못해 고생하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보고 남은 여생을 이들과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洪할아버지는 필요한 신문지와 옷가지를 수집하기 위해 안성군 일대 가정집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버릴 물건을 모아줄 것을 호소했고 이같은 정성이 주민들에게 알려지면서 이제는 주민 모두가 洪할아버지에게 협조를 아끼지 않고 있다.『2 1세때부터 뻥튀기장사만을 생업으로 살아왔습니다.불우한 이웃을 돕는다는 생각보다는 남은 인생에 살아가는 목적이 생겨 오히려 즐겁기만 합니다』고 한 洪할아버지는 평생 뻥튀기로 손톱조차 없어져 버린 거친 손을 들어보이며 넉넉한 웃음을 지 어보였다.
[安城=嚴泰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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