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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사 관리직 임기제 도입/일 종신고용·연공서열 이젠 “옛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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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기한내에 승진 못하면 한직으로/8년동안 부·과장 천명 감원효과
일본의 혼다(본전) 기연공업이 오는 6월부터 부·과장급 관리직에 직급별 임기제를 도입,종신고용과 연공서열 위주의 인사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편키로 했다.
이 제도 도입으로 임기가 끝난 관리직은 제1신에서 물러나면서 급료도 연간 최대 30%까지 깎이게 된다. 혼다는 이와함께 명예퇴직 등으로 정년이전에 회사를 떠나는 관리직들을 위해 지원금을 확충하고 전속희망자에게 인재소개회사를 알선하는 등 관리직의 재취업 지원제도를 보다 충실히 하기로 했다. 이로써 혼다는 8년후 부·과장급 관리직 약 1천명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일본의 제조업이 설비통폐합·고용조정 등 사업재구축(리스트럭처링) 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산업을 이끌어가는 자동차산업에서 혼다같은 대기업의 이같은 움직임은 전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혼다는 부장이 2급과 3급,과장이 4급과 5급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등급별 임기를 2급 8년,3급 9년,4급 10년,5급 12년으로 할 계획이다. 이 직급의 관리직이 임기내 승진을 하지 못하면 제일선에서 떠나 부하직원없는 참모역할의 「전임직」으로 물러나 앉게 된다. 급여도 임기가 끝났을 때에 비해 10∼30% 줄어든다.
혼다의 사원은 총 4만3천명으로 이중 관리직은 4천5백명이다. 혼다가 이번에 임기제를 도입함으로써 해당직에서 승진하지 못해 임기가 끝나게 되는 관리직은 2백명 정도 된다. 유예기간 3년이 경과하게 되면 임기가 만료되는 관리직 6백여명이 전임직으로 일선에서 물러나게 된다.
혼다는 2002년까지 전임직을 약 1천명으로 확대,3천5백명의 관리직체제로 가져갈 계획이다. 임기가 다된 관리직의 명예퇴직을 촉진시키기 위해 혼다는 45세 이상 관리직이 퇴직을 희망하면 기존 퇴직금에 급료 1년분을 가산해주기로 했다.
혼다에서 과장급이 되는 시기는 30대 중반이며,혼다 종업원의 평균연령은 93년 3월 현재 36세. 고령화로 2002년에는 42세가 될 전망이다.
관리직의 평균연령도 현재의 48세에서 52세가 된다. 또 혼다에서 과거에는 40세 전후 중역으로 등용되기도 했으나 최근 10년간 조직의 비대화로 최연소 중역의 나이가 45세로 늦어졌다. 전종업원 가운데 관리직의 비율은 10.5%로 도요타(풍전) 자동차의 8.5%,닛산(일산)의 3.8%에 비해 크게 높은 편이다.
혼다는 일본의 자동차산업이 앞으로도 과거처럼 성장일변도가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판단,고령화와 조직의 비대화라는 국면을 탈출하기 위해 이같은 제도를 도입키로 한 것으로 보인다.<동경=이석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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