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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세계축구다>1.볼리비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월드컵본선에서 1승을-.
나를 포함한 국내축구인들은 말할것도 없고 전국민이 간절히 바라는 바다.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3회연속 본선진출한 우리나라지만 그동안세번 출전에 1무7패가 말해주듯 월드컵에서의 1승은 하늘의 별따기다. 더구나 우리는 올해대회에서 지난해 우승팀 독일을 비롯해 유럽의 강호 스페인,그리고 볼리비아와 함께 C조에 편성돼 또다시 1승 자체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우리로선 당연히 3팀중 약체로 평가되고 있는 볼리비아를 물고늘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지만 정작 볼리비아는 우리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스페인.독일을 목표로하고 있다.
아즈카 과타 볼리비아 감독은『조예선을 1위로 통과했는데도 예선기간 내내 브라질.우루과이의 명성에 밀려 찬밥신세 였는데 조추첨이 끝나니 한국과 우리는 또 찬밥신세』라고 불평을 늘어 놓고는 본선에서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볼리비아 감독과 스페인의 클레멘테 감독이똑같이 스페인령의 바스케 출신이라는 것이다.그래서 볼리비아는 스페인을 공략상대로 삼고있는 것같은데 상대를 잘알면 쉬운 것은사실이다.
내가 2년전 현대팀을 이끌고 독일에 갔을때 보루시아 MG같은분데스리가 팀을 이길수 있었던 것도 내자신이 그만큼 편하게 그들에 대처할수 있었기 때문이다.
볼리비아는 3천5백77m의 고지인 홈경기에서 브라질을 포함,4팀을 모두 이겼다는 사실과 빈민구제단체인 타위치(Tahuichi)출신 4명의 선수가 주축이며 44년만에 월드컵예선을 통과해 일약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의학박사이자 스페인 TV해설자인 40대의 인텔리 아즈카 과타가 사령탑을 맡고 있다는 정도가내가 알고있는 전부다.
***총력전 나설 태세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친구들을 통해 알아본 바로는 볼리비아는 시즌개막을 월드컵대회후로미루고 2월부터 합숙에 들어가는등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한국팀은 4,5월에 5주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부근에서 전지훈련을 하면서 20경기정도의 연습경기를 준비하고 있는 볼리비아를 그 연구대상으로 삼아야할 것 같다.
스페인은 이미 한국이 이탈리아에서 대결해본 경험이 있다.개관적인 전력에서는 우리보다 한수 우위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스페인팀에는 항상 문제가 있다.스페인 축구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출신 대표선수들의 불협화음이다.「혹시나 해서 역시나」로 끝나는 그들의 문제는 5~7명의 선수를 바르셀로나로부터 데려옴으로써 해결 해보고자 하는 것같은데 두고 볼 일이다.
***루비자레타 빠져 스페인은 83회 국제경기 출전기록을 가진 백전노장 GK 루비자레타가 덴마크와의 예선 마지막경기에서 빨간 딱지를 받아 한국과의 경기에 출전할수 없게 되었으며,부트라게뇨.미첼같은 슈퍼스타들이 살리나스.과디올레 같은 선수들에게자리를 물려주는등 가장 많은 세대교체가 된 팀이기도 하다.
한편 독일팀은 현감독인 베르티 보크트가 베켄바워前감독의 그늘에 가려 고전하고 있지만 한국과는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실력차가 나는 것도 사실이다.
이탈리아대회에서 카메룬이 아르헨티나를 꺾은 기적을 이번대회에서 한국팀에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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