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 간 질환 발견 늦었는데…한방<韓方>으로 날려버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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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사망원인 중 10% 상당을 차지하는 간 질환. 40∼50대 남성의 경우 사망원인의 1위를 차지한다. 간세포의 상당부분이 손상돼도 별다른 증상이 없는 탓에 질환을 발견했을 땐 이미 중증인 경우가 많다. 피로가 지속되거나 발열, 황달 등이 잦다면 간 기능의 이상을 의심해 봐야 한다. 간 질환, 왜 발생하며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성인 7%가 B형 간염 보유자

간은 인체에서 가장 크면서 가장 과묵한 장기다. 절반을 잘라내도 100일이면 정상 크기를 회복할 만큼 재생력이 좋지만 그만큼 상당부분이 손상될 때까지 자각 증상이 없다. 때문에 평소 간 질환을 의심할만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간 기능 검사를 통해 병을 키우는 일을 예방해야 한다.

간 질환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간 조직이 파괴되는 ‘간염’을 말한다. 현재까지 발견된 바이러스는 총 7가지. 이중 주로 문제를 일으키는 건 A·B·C형 3가지다. A형 간염은 급성 간 질환을 일으키며 보균자의 대소변에 의해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할 때 감염된다.

발병률은 상대적으로 낮다. A형 감염은 회복되면 후유증이 없고 평생 면역이 생긴다. B형과 C형 간염은 만성 간 질환을 유발한다. C형은 한국인에게 거의 나타나지 않지만 B형의 경우 성인의 7%가 보유자일만큼 흔하다. B형 간염은 환자인 어머니가 출산과정에서 신생아에게 전염시키는 경우가 많다.
　
예방 접종 맞으면 10년 이상 면역

간염 바이러스는 정상 피부를 뚫지는 못해도 피부에 미세한 상처가 있다면 감염될 수 있다. 김양진 신명한의원 원장은 “간염 바이러스는 혈액과 정액에서 많이 검출되며 소독되지 않은 주사기나 문신시술, 성 접촉으로 감염되는 경우가 잦다”며 “침이나 땀에서 검출되는 바이러스는 소량이긴 하나 술잔을 돌리거나 음식을 한 그릇으로 먹는 건 피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간염의 증상은 바이러스의 종류에 관계없이 동일하다. 눈과 피부가 누렇게 되는 황달·근육통·구토·위장장애가 대표적이다.
만성간염일 경우는 장기적인 피로감과 무기력, 식욕부진과 안구피로가 나타난다. 단 상당기간 동안 특별한 증상이 없어 자각하지 못하다가 정기검진을 통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가장 확실한 A·B형 간염 예방은 조기 예방 접종. 6∼12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하면 10년 이상 면역력이 생긴다.

만성간염으로 간세포의 파괴가 지속되면 간이 딱딱해지는 ‘간경변증’으로 발전한다. 간에 구리가 쌓이는 유전질환인 윌슨병을 비롯해 기생충 감염, 담즙의 배출을 막는 담도폐색, 지나친 음주 등이 원인이 된다. 초기엔 자각증상이 없으나 점차 간염증상을 보이고 호르몬 대사 이상으로 가슴에 거미줄 모양의 반점이 생기거나 월경불순, 성 기능 장애가 오기도 한다. 잇몸이나 코에 출혈이 잦고 얼굴에 실핏줄이 늘거나 멍이 잘 들기도 한다.
　
보간산·생간탕 6개월이상 복용을

양·한방을 막론하고 바이러스 자체를 죽이는 약은 없다. 한방에선 인체의 면역력을 키워 간 질환의 자가 치유를 돕는 것에 처방의 초점을 맞춘다.

간세포의 면역력을 높이고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약재로는 영지·운지·백화사설초 등이 있다. 간세포의 재생에는 작약·인진이, 간경변엔 오미자·단삼·적작약이 유용하다.

신명한의원은 이 약재에 여러 생약을 가미해 자체 개발한 ‘보간산’과 ‘생간탕’을 처방한다. 김 원장은 “보간산은 면역작용의 강화에, 생간탕은 간의 재생과 간경변증으로의 진행을 막는데 효과가 있다”며 “간 질환은 발견이 늦는 만큼 6개월에서 1년은 꾸준히 약을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강한 간을 위해선 식생활을 개선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김 원장은 “혈액을 탁하게 하는 지방위주의 식사나 술, 담배, 탄산음료, 인스턴트 식품은 피하는 게 좋다”며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야채나 비타민 같은 항산화 식품을 섭취해 체액을 알칼리성으로 바꿔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의 02-523-1691 / www.sinmyung.com)

프리미엄 이경석 기자 yiks@joongang.co.kr
사진=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choi315@joongang.co.kr

ㅁ 간 건강 체크해보세요
□ 어깨나 목이 뻐근하고 피로가 지속된다.
□ 신경이 예민하고 얼굴색이 어둡다.
□ 소변에 거품이 많고 다갈색이며 지린내가 심하다.
□ 정신이 멍해지고 기억력·집중력이 떨어진다.
□ 코·잇몸·항문에 출혈이 잦다.
□ 피부에 거미줄 모양의 혈관이 생긴다.
□ 상복부가 가끔 뻐근하다.
□ 발열이 잦고 감기몸살 증세가 오래간다.
□ 눈이 쉽게 피로하고 안구나 피부가 황색을 띈다.
□ 식욕이 없고 구역질이 난다.
　※ 5개 이상 해당된다면 간 기능검사를 받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