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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스톰사 “주제작사는 현대정공”/고속도 마찰 “2라운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대우중,소송등 법적대응 움직임/“알스톰사 농간에 말렸다” 주장도
경부고속철도 차량의 주제작사 선정을 둘러싼 현대정공과 대우중공업의 마찰이 제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지난 17일 현대정공이 주제작사로 선정됐다고 발표했을때 확인을 유보했던 TGV 제작사 프랑스 GEC 알스톰사가 19일 오후 이 결정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이에대해 대우중공업은 즉각 알스톰사와 지난 1월 맺은 독점기술 이전계약서 사본을 공개했으나 알스톰사는 『대우중공업이 존재하지 않는 독점계약을 언급하는 등 부적절한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계약체결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나섰다.
대우측은 알스톰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인 대응을 하기로 해 주제작사 선정을 둘러싼 시비는 법정으로까지 비화,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대와 알스톰사는 이미 서명을 끝낸 상태이므로 결과를 당장 뒤바꾸기는 상당히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따라 현대·대우·알스톰 3사간의 마찰이 해소되지 않는한 경부고속철도사업을 위한 컨소시엄이 잘 굴러갈 수 없게 됐다.
업계에서는 알스톰사가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고의로 싸움을 붙였고 대우와 현대가 이에 휘말렸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알스톰사가 17일 현대를 주제작사로 선정한 후에도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 것도 대우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때까지 기다리며 48시간동안 말미를 준 것이라는 해석마저 나오고 있다.
앞으로 고속철도공단이 알스톰사의 결정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공단이 업체간의 과당경쟁을 사전에 막지못한 이상 심사과정에서라도 국내기업이 알스톰사에 지나치게 종속되지 않도록 보완대책을 어떤 형식으로든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어쨌든 3사간의 마찰은 첨단기술을 지닌 외국기업을 끼고 진행하게 될 각종 대규모 국책사업을 앞두고 국내기업들간의 이권다툼으로 국가전체의 이익이 크게 희생당할 수도 있다는 좋지않은 선례를 남길까 우려된다.<남찬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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