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실리아는 못 말려 "감기로 미·프랑스 정상오찬 불참" → 친구들과 어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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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심한 감기에 걸렸다며 미국과 프랑스 정상 간 오찬 만남에 불참했던 프랑스의 대통령 부인 세실리아 사르코지(사진)가 바로 다음날 멀쩡한 모습으로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이 목격돼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AFP 통신은 12일 세실리아가 휴가지인 미국 뉴햄프셔주 울프보르의 중심가에서 두 명의 친구와 산책하는 모습이 보도되면서 예측할 수 없고 황당하기까지 한 특유의 그의 성격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부부는 휴가를 보내기 위해 울프보르를 찾았다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부부로부터 메인주 케네벙크포트에 있는 별장에 오찬 초대를 받았다. 그러나 세실리아는 11일 오찬이 시작되기 1시간30분 전에 미 대통령 부인 로라 부시에게 전화를 걸어 자기는 몸이 아파 참석할 수 없다며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 통신은 "이에 따라 세실리아가 앓고 있는 병이 감기가 아니라 '외교 기피병'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실제로 세실리아는 이미 여러 차례나 영부인 역할을 기피한 전력이 있다. 세실리아는 올 6월 독일 하일리겐담에서 열린 G8(주요 8개국+러시아) 정상회담에서도 딸의 생일을 이유로 영부인들의 프로그램에 참석하지 않고 하루 만에 파리로 돌아갔다. 혁명기념일인 7월 14일에는 파리 에펠탑 옆 상드마르스 광장에서 열린 국가적인 기념음악회 행사에도 불참, 영부인이 참석하는 오랜 전통을 깼다.

사르코지 대통령도 이렇게 제어할 수 없는 부인에 대한 고민을 숨기지 않고 있다. 사르코지는 혁명기념일에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내 유일한 근심거리는 세실리아"라고 털어놓았다.

세실리아가 또다시 정상외교에 불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엘리제궁의 한 관계자는 "가야 할 곳에는 가지 않고, 가지 말아야 할 곳에는 가는 사람"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박경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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