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 「파일럿」 바람타고/조종사 인기직업 급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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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관련 학원에 수강생 몰려
MBC 항공드라마 『파일럿』이 청소년과 젊은층들 사이에 선풍적 인기를 끌자 여러가지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우선 학생들을 중심으로 항공기 조종사와 항공관련 종사자 등이 최고 인기직업으로 급부상. 이 때문에 늘 정원미달에 허덕이던 항공관계 학원들은 수강생이 몰려 즐거운 비명이고,조종사·승무원들 사이에는 『탤런트들의 연기가 어색하다』느니 『일반인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느니 매회 시비가 일고있다.
또 드라마의 배경이 대한항공이어서 경쟁항공사인 아시아나는 월·화 방송시간 때마다 속만 태우는 반면 대한항공은 희색이 만면.
이 드라마는 수년전부터 MBC가 구상해왔으나 촬영상 어려움과 경험부족으로 제작을 미뤄오다 부군이 실제 조종사인 여류작가 이순자씨의 호응으로 기획에 착수. 따라서 첫 시도인만큼 드라마 촬영상의 뒷얘기도 무성하다.
프랑스 파리 현지촬영에서는 배경에 등장하는 한국인 엑스트라가 많이 필요했는데 엑스트라를 구할 수 없어 대한항공 현지직원을 대거 동원,촬영을 마쳤는가하면 6월의 「파리 에어쇼」 촬영때는 마침 현지를 방문한 조양호 대한항공 사장을 전격적으로 엑스트라로 등장시키기도 했다.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은 드라마에 대한항공의 시설·복장이 등장해 『특정회사에 대한 선전』이라고 불만이지만,MBC측은 민항이 하나뿐이던 80년대가 드라마의 배경이라 어쩔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아시아나측은 당시는 대한항공의 로고(상징)가 달랐고 80년대초에 그랜저승용차가 있었느냐고 반박하지만 한낱 드라마를 놓고 시비를 거는 것도 점잖지 못해 냉가슴만 앓고 있다.<윤석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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