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형사반장 나왔다/서울 강남경찰서 김숙진경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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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올 경찰대 수석졸업… 방범에 뛰어난 능력/“대여성 범죄·인권침해 없는 수사에 최선”
『수사상 적벌절차를 철저히 지켜 인권침해와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9일 우리 48년 경찰사상 첫 여자 형사반장으로 임명된 서울 강남경찰서 김숙진경위(23)는 야무진 표정으로 포부를 밝혔다.
올 3월 경찰대학을 수석졸업한 김 경위는 국내 첫 여성파출소장으로 부임한 최은정경위(22·반포본동파출소),종로경찰서 교통사고 조사부장 구은영경위(23)와 함께 경찰대학 9기의 「여성트리오」.
경북 문경여고 출신인 김 경위는 중고교 시절 항상 우등생이었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갖고 경찰대학에 진학했다는 것.
김 경위는 졸업뒤 이 경찰서 방범주임으로 발령받고 6개월간 일해오다 이번에 형사6반장을 맡아 민생치안의 최일선에서 뛰게됐다.
방범주임 시절,방범함을 국민들의 여론을 수집하는 「민생함」으로 활용하는 등 재치있는 업무수완을 발휘해 형사반장으로 발탁되는 계기가 됐다.
일정기간의 정복근무후 사복근무를 해야하는 경찰의 순환인사 원칙에 따라 형사·정보·보안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김 경위는 사건현장에 직접 뛰어들기로 결심했다는 것.
김 경위는 『여자도 거친일을 거뜬히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라는 서장님의 격려를 받고 선뜻 이번 자리를 맡았다』고 털어놓았으나 본인이 형사반장을 강력히 원했다는 후문.
김 경위는 『비록 현장경험은 부족하나 경찰대학시절 배운 수사이론을 바탕으로 과학수사의 전통을 세우는데 일조를 하고 싶다』며 『겸손하고 부드러운 자세로 임하면 거칠고 나이 많은 남자 형사들 통솔에도 별문제 없을 것』이라고 자신있어 했다.
태권도 2단,합기도 1단으로 무술에도 능한 김 경위는 여성다움을 잃지않기 위해 틈틈이 음악감상을 즐긴다.
『기회 닿는대로 대여성범죄 척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는 김 경위는 여성의 사회참여에 대해 『모든 분야에서 여성의 참여가 늘어나 여자형사반장이 더 이상 화제거리가 안됐으면 좋겠다』고 밝게 웃었다.
한국통신에 근무하는 김방춘씨(52)의 2남1녀중 막내로 미혼.<남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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