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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 중대장 '세계 최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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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국군 장교가 15개국 167명의 장교들이 함께 교육을 받은 미국 보병학교 고등군사반 과정에서 수석을 차지했다. 주인공은 강완희(28·육사59기·사진) 대위.

강 대위는 2일 미국 조지아주 컬럼버스시 포트매닝 기지에서 열린 보병학교의 고등군사반 과정 수료식에서 최우수상인 ‘보병학교장상’을 받았다.

이번 고등군사반에는 미국과 노르웨이·케냐·인도·이집트·루마니아·사우디·인도네시아 등 15개 국의 대위와 중위 등 초급장교들이 모여 포트매닝 기지 보병학교에서 22주 동안 함께 교육을 받았다.

올 2월 말부터 이달 2일까지 보병학교에서 공부한 강 대위는 학업성적과 담임교관 및 동료들의 관찰 평가, 체력측정 결과에서 모두 최상급 점수를 받았다. 고등군사반은 중대장 임무 수행을 위한 작전계획 수립 등 실습 위주로 교육과정이 짜여져 있다.

보병학교 교육과정 가운데 가장 중요한 과목으로 꼽히는 것이 ‘작전명령 브리핑’이라고 한다. 중대 단위 작전계획을 만들어 소대장들에게 지시하는 과정인 이 과목에서 강 대위는 교관과 동료 장교들에게 브리핑을 마치고 이례적으로 박수 세례까지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강 대위의 교육생활이 평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그가 외국에 나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육사 재학시부터 틈틈이 영어 공부는 했지만 집중적으로 어학실습을 한 것은 미국 보병학교 고등군사반 파견 발령을 받고나서 정보학교 군사영어반에서의 6개월이 전부였다. 따라서 교육과정 초기에 교관의 강의 내용 상당 부분을 이해하지 못해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결국 잠을 줄이고 영어에 매달린 끝에 입교 3개월 뒤부턴 모든 강의 내용이 귀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그는 “고등군사반을 마칠 때 영어 사용 국가 장교들로부터 ‘영어가 유창하다’는 칭찬까지 들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강 대위는 특히 한국 소개 행사 때 한국의 멋과 전통, 한국군의 모습을 유창한 영어로 브리핑해 동료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가 교육을 받으면서 가장 충격을 받은 것은 미국의 무기·장비 체계였다고 한다. 강 대위는 “미군의 경우 연대마다 정보 중대가 있다”며 “각 연대는 정보중대가 무인항공기와 정찰기를 통해 수집해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작전하고 있지만 한국군은 아직 요원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가 미국 고등군사반에 갈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11월 졸업한 한국 육군보병학교 고등군사반에서 3등으로 졸업했기 때문이다. 육군은 매년 고등군사반 수료생 가운데 성적 우수자 2명을 선발해 미국 고등군사반에 보내 교육받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30사단에서 중대장으로 근무하게 될 강 대위는 “여러 나라 장교들과 유대를 맺는 한편 한국 장교의 우수성을 공인받은 것 같아 자랑스럽다”며 “이번 교육의 경험을 부대 특성에 맞게 적용해 전투력 발전에 기여하는 중대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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