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정보사령관 형제」/정치테러 “기연”/이진삼·진백씨는 누구인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이현우씨 사이에 두고 앞뒤로 역임/형 「9·9인맥」,동생은 「전씨사람」
정보사의 정치테러를 직접 지시한 것으로 국방부가 14일 발표한 이진삼 당시 정보사령관은 오홍근 전 중앙경제 사회부장(현 중앙일보 사회부장) 테러사건으로 물러난 이진백 전 정보사령관 친형이어서 형제가 테러와 기연을 맺고있다.
두 형제는 공교롭게도 육군소장시절 똑같이 정보사령관에 기용돼 군내 화제를 뿌렸는데 이번에 두사람 모두 테러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됐다.
이들 형제는 중간에 6공 청와대 경호실장을 지낸 이현우씨를 사이에 두고 앞뒤로 나란히 정보사령관을 역임했다.
형제 모두 군정신에 투철하고 우파적신념이 강한 편이다. 또 「오기」로 뭉친 형제로 불릴 정도로 괄괄한 성격에 열혈남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군동료들 사이에는 형제간 우애가 유별난 것으로 소문나 있다.
형 이진삼씨는 육사 15기로 하나회 멤버이며 그중에서도 노태우 전 대통령의 직계로 꼽히는 9·9인맥이다. 노 전 대통령이 연대장시절 대대장을 지냈고,9공수여단장땐 참모장으로 함께 근무하는 등 「노통사람」으로 불렸다. 사석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여사를 스스럼없이 「형수」라고 부를 정도.
1군사령관시절 제4땅굴을 발견했으며 무장공비를 7∼8회 생포하거나 사살한 전공도 갖고 있는 무골이다. 76년 북측의 8·18 도끼만행사건때 미국이 취한 온건한 행동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리며 강력하게 물리적으로 응장해야 한다고 주장한 일화를 남겼다.
21사단장·3군단장·육참차장·1군사령관·육군 참모총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쳐 91년 12월 전역한뒤 체육청소년장관을 지냈다.
태권도 7단인 그는 축구·육상·수영은 물론 골프실력도 싱글핸디캡(7) 보유자일 정도로 만능 스포츠맨이다.
그는 군시절 부하들을 조련할 때면 가혹하리만치 끈질기게 훈련시킨다. 그래서 그가 지휘하는 부대는 매번 전투준비 검열때 1등으로 뽑혔다고 한다. 21사단장 당시 북한군이 아군을 향해 총격을 해올때 북한군의 몇배나 되는 화력으로 대응사격을 명령,미군 등을 놀라게한 적도 있다.
동생 이진백씨는 대학재학중 간부후보생으로 입대,육사 18기생들과 비슷하게 군에서 성장했다. 형이 노 전 대통령쪽과 가까운데 반해 동생은 전두환 전 대통령쪽 사람으로 분류된다. 전씨가 청와대 경호실 작전차장보때 보좌관으로 함께 근무하는 등 전씨의 신임이 두터웠다.
그가 정보사령관으로 재직할때 그의 휘하 군인들이 「군사문화」를 비판한 기사에 불만을 품고 백주대로상에서 오 부장을 흉기로 테러,중상을 입혔었다.
이진백씨는 당시 이 범행을 보고받고서도 묵인한 것이 드러났으나 군형법 93조 부하범죄 불진정죄가 적용되지 않은채 불기소처리되고 지휘책임만을 물어 예편조치됐다. 그뒤 그는 91년 3월 대한중석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씨형제는 공교롭게도 정보사령관때 테러와 관계를 맺었는데 차이점이 있다면 형 이진삼씨는 부대밖 민간인을 테러사건에 동원한 반면 동생 이진백씨는 현역 부하들이 직접 테러를 했다는 점이다.
이진삼씨는 현역대위이던 65년 동아방송 간부테러사건에 행동대장으로 활약했다는 설도 있어 어차피 문민시대의 청산작업을 피할 수 없을 것같다.<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