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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로 사업하던 시대 지났다”/대기업 정보관리 총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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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인원 대폭늘리고 기구신설·재정비/전직원 활용… 건당 활동비 지급도
『정보없이 경여하는 것은 레이다없이 항해하는 것과 같다.』
대기업들이 최근 각종 기업관련 정보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고 정보수집 및 관리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는 새정부의 강도높은 개혁은 지속적으로 추진되는 반면 과거와 같은 로비는 불가능해진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기업들로서는 스스로 상황을 파악해 효율적으로 대처해야할 필요성이 생긴데다가 민간기업에 대한 간섭과 규제가 풀리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 결국 신속·정확한 정보가 승패를 가르게 되리라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삼성은 비서실직속 정보조직(경영개발팀)외에 최근 주요 계열사에 홍보기획팀을 구성,운영하고 있다. 이 조직은 동종업체 경영정보,관련산업의 국내외동향 등은 물론 정치·사회문제 등 각종 「환경정보」를 수집해 분석하고 있다.
럭키금성도 지난봄 회장실 직속의 경영정보팀을 신설했다. 이 조직은 국내외 언론·학술지 등을 통해 공개된 정보를 분석·재가공하는 「본연의 업무」외에도 회장이 지시하는 「특명정보」를 챙기고 정·관계 유관인사들의 인적정보를 수집·관리하는 등의 임무를 띠고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선경·기아 등 많은 기업들이 대부분 회장 직속인 정보팀의 인원을 늘리는가하면 일반업무조직에 정보팀을 설치하거나 정보담당 책임자를 두는 등의 방법으로 정보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들어서는 한일·코오롱·진로 등이 이와 관련해 특히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은 정규 정보팀 뿐만 아니라 전사원이 「정보 마인드」를 갖고 정보를 채집토록 하는 한편 이같은 개별 정보를 종합·분석·평가하는 체계적인 관리시스팀 구성에도 힘을 쏟고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6월말까지 「정보관리 캠페인」을 벌여 상당한 효과를 봤다는 평이다. 롯데는 이 캠페인에서 ▲보안의 생활화 ▲관심있는 정보수집 ▲정보의 분석 및 활용노력 ▲주요정보의 공유 및 대응책 마련 ▲대고객정보의 습득·활용에 특히 노력 등 5개항을 강조했다.
제일기획은 직원들의 정보마인드 형성과 정보수집의 활성화를 위해 매주 수요일 형식적으로 실시하던 정보보고제도를 개선,지난달부터 전 직원들에게 정보 습득때마다 자체 컴퓨터망에 내용을 입력토록 해 검증을 거친뒤 1건당 5천원씩의 정보활동비를 지급하고 있다. 기업들은 수집된 정보를 전산망으로 관리하면서 임원급들이 열람할 수 있게 하고있는데 삼성의 「토픽스」,코오롱의 「키킨스」,두산의 「봉화대」,럭키금성의 「LGIS」 등이 대표적인 것들이다.
○…대기업그룹들은 자체 정보팀과 경제연구소 등의 여과된 정보외에도 계열사 증권회사를 통해 들어오는 증시 루머에도 높은 관심을 보인다. 이들 루머는 대개 정권출범 초기기업의 장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정부정책과 거물급 인사들의 신상에 관한 것이 많아 미확인 정보라해도 등한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각 증권사는 정보업무를 맡고있는 조사부 조직을 강화하고 재계사정 및 금융정책에 관한것은 대부분 소속 그룹 오너에게 직보하고 있으며 정보숙달 인력에 대한 스카우트전도 벌이고 있다.
이처럼 각 기업이 정보에 목말라하는 가운데 재계정보가에는 한때 근거없는 음해성 정보가 난무해 지난달 전경련은 『상호비방을 중지하자는 내용의 공한을 회원사에 발송하기도 했다.<김동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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