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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재즈 고수, 어린이 눈높이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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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국악·오페라·재즈·마임의 고수(高手)들이 어린이 관객을 위해 나섰다. 명창 안숙선(58),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 정은숙(61), 재즈 피아니스트 한충완(46), 마이미스트 유진규(55) 씨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공연을 여는 것.

올해로 국악인생 50년을 맞은 안숙선(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원 교수) 명창은 “어린이들이 앉은 객석에는 예측할 수 없는 꿈이 자란다. 내 공연에 온 아이들이 노래 한 대목씩은 할 줄 알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공연을 기획한 이유에 대해 “연극배우 박정자 씨가 배우의 꿈을 키우게 도운 작품은 연극 ‘원술랑’이다. 당시 8살이던 박씨가 처음 본 연극이 그를 배우의 길로 이끌었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라고 설명한다.

청중 중에 있을 수 있는 미래의 예술가를 위해 친절한 해설을 곁들여 재미있는 공연을 준비했다. 각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은 명사들은 중간중간 아이들을 무대로 끌어올려 직접 노래나 마임을 해보게 돕기도 한다. 정은숙 예술감독은 스크린을 통해 오페라 장면을 보여주고 안숙선 명창은 객석의 어린이들과 비슷한 나이인 9세에 시작한 자신의 소리인생 이야기를 펼쳐낸다. 명창에게 사랑가를 배워보는 귀한 시간도 마련됐다.

공연을 쉽게 풀 수 있는 것은 이들이 자신의 분야를 통달한 전문가들이기에 가능하다. 어른들에게도 생소한 재즈·오페라도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 ‘피아노 치는 아빠가 들려주는 기분 째지는 재즈 이야기’를 2004년 공연했던 한충완 씨는 이번에도 2남2녀를 둔 아빠의 시선으로 어린이 청중에게 재즈를 풀어낸다.

폐품을 이용해 재즈 리듬을 익혀보게 하는 시간도 아이들에게 큰 인기다. “쉽게 배우다 세상에 이런 음악도 있다는 느낌만이라도 남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것이 한씨의 각오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수업’이라고 이름붙은 이 공연은 이달 4일부터 3주동안 토·일요일에 열리고 있다. 정동극장에서 하루 2명씩, 일주일에 4명의 ‘선생님’들이 차례로 출연한다. 한꺼번에, 혹은 듣고 싶은 공연만 골라 볼 수도 있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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