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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극동지역/외국 투자유치 발벗고 나섰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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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자유경제지역 지정·세제혜택등 “손짓”/“자원풍부·교통 사통팔달” 홍보도 치열
러시아 극동지역이 외국 투자유치에 혈안이 되어 있다.
러시아측은 태평양 경제협의회(PBEC) 서울총회 폐막 다음날인 27일부터 사흘간 총회 참석 아태지역 민간경제인들을 대상으로 러시아 극동지역 투자환경 시찰행사를 마련,민간기업 차원의 적극적인 투자확대를 요청했다.
이 시찰에는 현영원 현대상선 회장,오자복 방직협회장 등 우리나라 기업인 20여명을 포함한 8개국 80여명의 경제인이 참가,하바로프스크·나홋카·블라디보스토크 등 3개 지역을 둘러봤다.
연해주·하바로프스크주 등 7개주로 이루어져 있는 러시아 극동지역은 전체면적이 6백20만평방㎞. 광활하고 지하·수산·산림자원이 몹시 풍부한 곳이다.
게다가 육로로는 러시아 내륙·유럽지역과,해로로는 태평양과 연결되는 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하다.
러시아는 최근 이 지역 경제개발을 위해 아태지역 국가로부터 외자기업과 합작기업을 많이 끌어들이기로 하고 투자촉진 환경조성에 여념이 없다.
합작투자 지원을 위해 4개의 증권거래소와 1백개 이상의 은행이 설립되고 나홋카 등지가 자유경제지역으로 지정됐으며 투자업체에 대한 한시적인 소득세 면제 등 세제상 우대조치 등이 강구되고 있는 것 등이 이를 위한 일련의 조치들이다.
이번 시찰의 첫 방문지인 하바로프스크에서는 이 지역이 무궁무진한 천연자원과 잠재 공업력,그리고 노동력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펼쳐졌다.
주정부 관계자들은 설명회를 통해 『그동안 주정부나 외국기업 모두가 천연자원의 개발이나 가공부문에만 치우쳐 있었다』고 지적하고 『앞으로 주정부는 삼림·수산업을 포함한 비철금속분야의 투자에 역점을 둘 계획이므로 투자할 기업들은 이러한 방향전환에 주목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구체적인 합작유망분야로 ▲수입대체가 추진되고 있는 식료품·의약품 ▲군수산업에서 민수산업으로 형태가 전환되고 있는 농업 및 공업용 장비 등 기계제품 ▲목재 가구제품 등을 들었다.
하바로프스크 광물자원개발연구소의 플레바노프 블라디미르 소장은 『지난해 5월 광물자원개발 입찰에 외국기업도 응찰할 수 있도록 관계법령이 바뀐뒤 일본 등 외국기업의 진출이 더욱 활발해졌다』고 소개했다.
현재 이 지역에는 59개의 합작기업이 설립·운영중인데 나라별로는 일본이 20개로 가장 많으며 우리나라는 고합상사(일반무역)·선경(음·식료품)·창영산업(일반무역)·홍중물산(소프트웨어 개발) 등 4개 기업이 진출해 있다.
두번째 방문지인 나홋카에서는 외국공단 조성 및 입주와 관련한 설명에 초점이 맞춰졌다.
러시아 최초의 자유경제지역인 이곳에는 우리나라와 미국 등이 공단을 만들어 입주키로 구두 합의한 상태이며 일본과 대만도 공단 설립을 추진중이다.
우리나라는 이곳에 5백㏊의 부지를 70년간 임대,약 5백76억원을 들여 공단을 조성한뒤 96년부터 섬유·식품 등 경공업체 위주로 2백여기업을 입주시킨다는 계획이나 전력·용수 등 사회간접시설 확보가 불투명해 본계약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중앙일보 5월3일자 참조>
나홋카 자유경제지역 관리위원회의 이고르 우스티노프 의장은 브리핑에서 『25만㎾ 규모의 화력발전소 건설작업과 하루 5천t의 물이 나올 수 있는 지하수 굴착작업 등을 진행중이며 골든 밸리 군사용 비행기지를 곧 민간 국제공항화하고 금융·세제·노동관계 규정을 외국투자가에 유리하게 제정하는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다짐했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의 한 관계자는 『사회간접시설외에도 노동력 확보가 문제』라며 『나홋카 전체인구가 20만명 정도에 불과하고 주변에 노동인력을 끌어올만한 곳도 마땅치 않은데다 현지인들의 노동생산성도 높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출입 가공기지·소재형 산업기지 역할을 기대하는 이곳에는 현재 삼성물산(수산업)·남성조선(선박수리) 등 우리나라 11개 업체를 비롯,1백18개의 외국업체들이 진출해 있다.
지금까지 군항으로 폐쇄되어있던 블라디보스토크는 지난해 1월 개방이후 시베리아·극동개발의 거점이자 아태지역에 대한 관문으로서 경제활동이 한층 활발해지고 있으나 사회간접자본이 노후화되어 있고 공업용수의 공급에 어려움이 있으며 사무실이 부족하다는 등의 문제점이 있어 관계당국의 투자환경 정비노력에 투자희망국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하바로프스크(러시아)=김동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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