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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 그랑프리 공동수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패왕별희』로 세번째 도전 끝에 그랑프리를 차지한 천카이거(진개가)는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중국영화 신세대인「제5세대」선두주자다.
중국의 문화혁명 이후에 등장한「제5세대」는 이전의 중국영화가 보여주던 교조적인 사회주의 리얼리즘에서 벗어나 다양한 영화적 스타일을 추구한 것이 특징이다.
1952년 북경에서 태어난 천카이거는 북경영화학교를 82년에 졸업했다. 84년 새로운 문명의 도래에 의해 사라지는 중국 농촌에 대한 낭만적인 비가인『황토지』로 데뷔한 그는 곧 국제적인 주목을 받게된다.85년엔 중국의 병영생활을 비판한 『대열병』으로 명성을 확고히 한 그는 87년부터 뉴욕에 정착해 살고 있다.
그의 영화는 자주 중국 정부에 의해 상영 금지 당하는 수모를 격고 있는데 그의 미국이민도 중국 정부와의 이런 불편한 관계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홍콩·대만의 협력으로 만들어진 『패왕별희』가 그랑프리를 수상하자 그는『이 작품은 중국 영화로서 최초의 칸영화제 수상작이 됐지만 이것이 마지막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 영화에 대한 자부심을 은근히 내비쳤다. <임재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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