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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찡꼬대부 정덕진씨 검거/검찰/수백억 탈세·재산 해외도피 등 수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국내 슬롯머신(일명 빠찡꼬)업계의 대부로 군림하며 전국 조직폭력배들의 자금원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정덕진씨(53·서울희전관광호텔사장)가 3일 새벽 검찰에 검거됐다.
서울지검 강력부 홍준표검사는 3일오전 6시40분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에메랄드호텔에 은신중이던 정씨를 검거해 탈세,조직폭력배에 대한 자금제공 및 재산 해외도피여부를 집중수사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현재 전국 3백37개 빠찡꼬업소중 20여개이상을 자신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업소당 월평균 5억여원의 수익금을 올리면서도 6천만∼7천만원으로 소득액을 낮춰 신고해 수백억원의 소득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고있다.
정씨는 이같은 호텔빠찡꼬업소의 지분중 10∼20%를 서방파두목 김태촌씨 등 국내 유명 조직폭력배들에게 나눠주는 등 활동자금을 지원해주고 이들 조직폭력배들의 실질적인 대부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정씨가 91년3월 미LA 팔로스버디스시 파세오 델마가에 위치한 2층짜리 호화저택을 2백60만달러에 매입하면서 구입대금중 1백60만달러는 현찰로 지불한 것으로 밝혀내고 외화불법유출혐의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검찰은 이와함께 지난달 22일 정씨가 거래하고 있는 8개 시중은행 지점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정씨의 가명·실명계좌 2백50여개를 찾아내고 자금의 유입·유출경로를 추적중이다.
검찰은 특히 찾아낸 정씨의 가명계좌 3,4개에서 하루 수십억원이 입금됐다 수억원씩 여러차례 나줘 출금된 사실을 중시,이 돈이 정씨 비호세력 등에 대한 로비자금으로 쓰인 것이 아닌가 보고 계좌추적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정씨는 60년대 후반부터 빠찡꼬업소를 운영하면서 현재 수천억원대의 재산을 모아 이 돈으로 빠찡꼬업소 허가·단속을 둘러싸고 정계·관계공무원 등에게 수천만원대의 뇌물을 뿌려왔으며 이 때문에 정씨는 그동안 수십차례에 걸친 빠찡꼬업소 비리단속 당시 한번도 단속기관에 적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정씨의 형 덕중씨(55·강원도 의회 부의장)와 동생 덕일씨(44·서울뉴스타호텔대표) 등도 정씨와 함께 빠찡꼬업소를 운영해 오며 수백억원대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를 잡고 금명간 이들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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