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6기 결정 청와대압력 없었다”/이종구 전국방장관 일문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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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F­18기 당초보다 값비싸져 포기/관계자 오랜 검토끝에 얻은 결론”
차세대전투기사업(KFP) 기종변경이 미 항공기제작사의 로비에 따른 청와대압력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이종구씨는 26일 『청와대의 지침이나 압력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 전장관은 이날 『처음 결정된 맥도널 더글러스사(MD)의 F­18기를 제너럴 다이내믹스사(GD)의 F­16으로 기종을 변경하게된 가장 큰 이유는 예산문제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KFP기종이 F­16으로 변경된 배경은.
▲당시의 KFP사업단 및 율곡사업 관계자,조사기관 등이 동원돼 오랫동안 검토해서 얻은 결론에 따른 것이었다. 내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는 항간의 의혹과는 달리 정치적 흑막이나 로비가 작용해서 된 것은 결코 아니다.
­기존변경 결정은 누가 했는가.
▲90년 10월 장관에 취임했을 때 F­18로 계약할 경우 당시 확보된 예산규모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다. MD사의 F­18기 가격이 처음 제시했던 가격보다 비싸졌기 때문이다. 기종변경 결정은 전력증강위원회 등의 재검토 결과를 받아들여 내가 한 것이며 이 과정에서 청와대 등 상부의 지침이나 압력은 없었다. 청와대에는 그뒤 이같은 재검토 결과를 사후에 보고,재가받았다.
­기종변경 과정에서 청와대와의 사전 교감은 없었는지.
▲없었다. 다만 청와대측의 실무채널인 대통령 외교안보수석보좌관실과 업무파악 차원에서 접촉은 있었던 것으로 안다.
­정용후 전공군참모총장은 F­18로 대통령 결재까지 받았었다는데.
▲그랬을리 없다. 재검토가 이뤄진 것은 대통령 최종결재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아닌가.
정 전총장의 말대로 청와대가 F­16을 염두에 두었다면 왜 결재를 했겠느냐.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
­F­16으로 바꾼 이유는.
▲무엇보다 가격문제 때문이었다. 「율곡사업」에서 가장 고려돼야 될 점은 경제성,다른 무기와의 호환성,전투력증강 여부다.
F­18은 엔진이 두개여서 안전성이 높다는 점 때문에 조종사들이 선호했던 것은 사실이다.<김준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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