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은 장관부처 “시끌”/돈적은 장관 부처 “반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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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황 장관 재산형성 과정 궁금증 환경/“대부분 모친소유” 해명에 분주 외무/“평소 청빈생활 우려도 본받자” 교육
○…이번 공개에서 보석류와 골동품·예술품을 신고한 공직자는 불과 3명뿐이어서 대다수 공직자들이 이들 동산공개를 충실히 하지 않았다는 중론. 그나마 공개한 공직자중 2명은 정부가 동산공개의 「하한선」으로 정한 5백만원으로 보유동산을 신고해 축소신고했다는 의혹.
김철수 상공장관은 자신명의의 「마사인물도」와 부인 명의 1캐럿 다이아몬드를 5백만원으로,홍재형재무장관은 부인명의의 유화 1점을 5백만원으로 공개했다.
유일하게 김덕룡정무1장관만 부인명의의 금 1천2백75g을 1천3백만원으로 신고해 눈길.
○…황산성환경차장관이 재산공개 국무위원중 23억여원으로 재산이 가장 많다는 소식을 접한 환경처직원들은 장관의 그간 변호사명성에 비하면 그리 많은 액수가 아니라는 쪽과 세금신고액이 들쭉날쭉한 변호사시절의 명확하지 않은 재산형성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등 엇갈린 반응.
황 장관을 두둔하는 측은 『돈벌어 땅을 몇만평 사들인 것도 아닌 마당에 이해할만하다』는 식이고 씁쓸함을 느끼는 쪽은 『재산의 많고 적음을 떠나 장관이라도 평소 소득신고를 제대로 했는지 명확하지 않다』면서 재산형성의 정당성에 대해 한마디씩.
○…박종철검찰총장의 재산이 장관·청와대수석 등 재산을 공개한 고위공직자 40명중 세번째 많은 19억7천여만원인 것으로 알려지자 검찰내에서는 『너무 솔직하게 다 밝힌 것 아니냐』는 동정론에서부터 『아무리 그래도 사정작업을 총괄해야 할 검찰총장의 재산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의견이 분분.
특히 박 총장은 서울 역삼동과 경기도 용인에 14억원이 넘는 땅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재테크를 했다손쳐도 액수가 너무 많다』며 의아해 하는 눈치들.
○…한승주외무부장관이 각료중 두번째로 재산이 많은 것으로 밝혀지자 장관의 한 측근은 『발표된 재산의 대부분은 모친 소유』라며 『그것도 모친이 사업을 하다 57년 돌아가신 부친으로부터 현시가 1백억원 상당의 재산을 상속받아 이제 13억원만 남은 것』이라고 해명.
이 측근은 『모친은 몇년째 한 장관이 재직하던 고려대와 한 장관 부인이 재직한 덕성여대에서 대학생을 수명씩 선발해 일지장학금을 주고 있다』며 『현재 한 장관의 모친은 이 재산을 한 장관에게 상속하지 않고 장학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
○…18일 내용을 공개한 이원종서울시장의 재산가운데 부인명의의 서울 대치동 미도아파트단지내 16.5평방m 상가는 한보주택으로부터 분양받은 시점이 이 시장이 내무국장으로 있던 90년 5월로 이때는 한보측이 수서지구택지 특별공급을 위해 청와대·서울시·국회 등에 로비활동을 벌이던 무렵이어서 취득경위에 관심.
이 시장의 설명으로는 83년 지금 거주지인 대치동 미도아파트에 입주한뒤 같은해 부인이 단지내 상가임대광고를 보고 보증금 1천7백만원에 이 상가를 임대받았으며 매년 임대계약을 맺어오던중 이 상가에 입주해 있던 임대상인들이 『계속 임대만 할 것이 아니라 분양으로 전환해달라』고 한보측에 요구,90년 5월 평당 3백50만원을 추가지급하고 소유권을 취득했다는 것.
○…교육부는 오병문장관이 3억1천여만원의 사실상 가장 적은 재산을 소유한 것으로 발표되자 『서울의 아파트 한채값도 안되는 액수』라며 『교육자로서의 평소 청빈한 생활이 입증된 셈』이라고 반색.
특히 재산공개전 『다른 각료보다 현저히 가난한 사실이 알려지면 창피할테니 액수를 올려 발표하게 하자』는 농담까지 주고받던 일부 간부들은 『그나마 상속받은 광주의 대지 2곳(69평)과 20년 넘은 낡은 집(39평)이 거의 전부』라며 『다른 공직자들도 오 장관의 검소함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의미있는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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