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내는 검찰 수사, 주민초본 불법 유출 박근혜 캠프 홍윤식 체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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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최재경)는 16일 박근혜 한나라당 경선 후보 캠프의 홍윤식(55) 전문가네트워크위원장을 체포했다. 홍씨는 이명박 경선 후보의 부인.큰형.처남의 주민등록초본을 불법으로 발급받은 혐의(주민등록법 위반)로 15일 구속된 전직 경찰관 권오한(64)씨에게서 이 초본을 전달받은 인물이다. 검찰이 소환에 응한 홍씨에게 전날 발부받은 체포영장을 집행한 것은 권씨에게 초본 불법 유출에 개입한 혐의를 두고 있다는 뜻이다. 혐의가 확인될 경우 17일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게 검찰의 방침이다.

검찰은 홍씨를 상대로 ▶권씨에게 초본 발급을 부탁했는지 ▶초본을 정치권이나 언론에 유포했는지 ▶권씨에게 돈을 줬는지를 추궁했다. 홍씨는 검찰에서 "권씨가 자발적으로 가져다 줬다"고 주장했다. 반면 권씨는 "홍씨가 초본 발급을 부탁했다"고 진술했다. 검찰 관계자는 "권씨와 홍씨가 모두 부분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후보의 위장 전입 의혹을 제기한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 측이 입수한 초본 사본과 홍씨가 권씨로부터 전달받은 주민등록초본의 발급 날짜가 같은 것으로 확인했다. 이에 따라 홍씨가 김 의원 주변 인물에 초본을 건넸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 특혜 없었다"='천호 뉴타운 지정 의혹'과 관련, 수사 관계자는 "특혜적 요소가 있다. 개발 정보 유출과 지정 경위를 보고 있다"며 위법 소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천호 뉴타운 지정 의혹은 이 후보가 서울시장이던 2003년 3~9월 홍은프레닝이 천호역 부근 부동산을 매입한 직후 서울시가 인근에 천호 뉴타운을 지정한 것과 관련돼 있다. 서울시는 2005년 12월 이 땅을 천호.성내 균형발전촉진지구(균촉지구, 뉴타운을 보조하는 상업지구)로 지정했다. 홍은프레닝은 이 후보의 형 상은(74)씨와 처남 김재정(58)씨가 대주주로 있는 ㈜다스의 계열사다. 홍은프레닝은 이 땅에 '브라운스톤 천호'를 지어 이달 말 입주가 시작된다.

검찰은 이미 서울시와 강동구청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개발 정보가 사전에 홍은프레닝에 흘러 들어갔는지 ▶홍은프레닝을 위해 균촉지구를 특혜 지정했는지 ▶브라운스톤 천호의 인허가 과정에 특혜가 있었는지를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균촉지구) 지정 자체가 이익이다. 지정되고 안 되고에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균촉지구로 지정되면 해당 지역의 개발 규제가 완화돼 부동산 가치가 높아진다. 홍은프레닝 관계자는 "균촉지구 지정에 앞서 건축허가 사업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서울시의 균촉지구 지정으로 인한 특혜는 없었다"며 "균촉지구 지정 뒤에도 분양은 그다지 늘지 않아 현재 분양률이 70%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언.민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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