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J대학 金모(43)교수는 동료 교수 4명과 함께 지난달 월급에서 50만원씩을 뗐다. 신입생 유치를 위해 합격자들에게 장학금을 주기 위해서다.
지방대의 신입생 유치 작전이 눈물겹다. 교수들이 월급을 떼 학생 등록금으로 내 놓는가 하면, 신입생 전원에게 장학금 지급을 약속한 곳도 있다. 지원자 수에 비해 학교 정원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등록만 하면 장학생=충남 건양대는 합격자 중 등록을 하는 학생 전원에게 입학금(47만원)을 장학금으로 줄 계획이다. 특히 1차 추가 합격자에게도 장학금조로 20만원을 지급키로 했다.
대전대도 등록자 전원(2천5백여명 예상)에게 20만~30만원씩의 장학금 지급을 약속했다. 전북 서해대학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시모집 지원자에게 수업료의 40%(80만원)를 면제해주고 있다. 이로 인해 수시모집(정원 8백60명) 지원자가 2002년 5백여명에서 2003년에는 6백여명으로 늘었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장학금 지급은 이처럼 대부분 학교차원에서 이뤄진다. 그러나 규모가 영세한 대학에서는 교수들의 개인 돈도 투입된다. 이번에 학생 유치 명목으로 월급에서 50만원을 뗀 J대학 李모(47) 교수는 "대학의 경쟁력 강화라는 본질은 제쳐놓은 채 학생들 충원에 매달리는 학교.교수들의 모습이 서글프다"고 말했다.
◇외국 자매 대학도 동원=미국.중국 등 자매결연을 한 해외 대학의 총장들도 나서고 있다. 대전 우송대는 지난해 12월 31일 교수회의실에서 수험생.학부모를 대상으로 외국 자매대학 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에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UNCP)의 알렉스 첸 부총장이 직접 나와 대학 커리큘럼.유학생활 등을 소개했다.
지방대들은 수도권 학생 유치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전주 우석대는 올해부터 서울~전주간 통학버스 2대를 운행할 계획이다. 대전 배재대는 수도권 지원자들을 위해 이번 학기부터 서울 법인 빌딩에서 화상 강의를 한다.
◇지방대 왜 어려운가=1995년 대학설립 요건이 완화되면서 대학 수가 크게 늘어난 데다 출산율 저하로 학생수가 줄어든 때문이다. 이번 입시에서도 수능 응시자가 64만여명인 데 비해 4년제 대학과 전문대 정원은 66만8천여명이나 됐다. 이에 따라 올 정시모집 원서접수 결과 지방 21개 대학의 지원자 수 자체가 정원에 미달하는 일이 벌어졌다.
전주.대전=장대석.김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