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아 '편견에 운다' 커서도 '마음의 상처'로 큰 고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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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베이니아주 스토에 거주하는 린 맥애피(58)는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어린시절 의사가 뚱뚱한 그녀에게 "고릴라를 닮았다"는 말을 들은 이후 평생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선생님조차 내가 뚱보라고 괴롭힘 당할 때 모른체 했다"고 털어놓았다.

나날이 늘어나는 아동 비만이 신체질환에 그치지 않고 정신적 고통까지 수반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예일대.하와이대 공동 연구팀은 심리학 회보 7월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비만 아동들은 또래 친구들은 물론 교사 심지어 부모의 편견에 찬 시선 때문에 나이 들어서도 고통을 받고 있다"고 보고했다.

40년간의 아동 비만에 관한 모든 연구를 분석한 연구팀은 "1999년 중.고 교사 115명중 20%는 '비만인 사람은 단정치 못하고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는 편견을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뚱뚱한 여학생들이 부모로부터 대학 학비 지원을 적게 받는다는 사례도 있었으며 3살짜리 어린 아이도 뚱뚱한 또래 친구를 '멍청하고 보기 흉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체중 때문에 괴롭힘 당하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고혈압.섭식 장애와 같은 문제로 고통받고 자살까지 생각할 가능성이 2~3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친구들과 부모.교사가 비만 아동에게 뚱보라는 오명을 뒤집어 씌우는 일이 흔할 뿐 아니라 무자비하기까지 하다"며 "체중에 근거한 차별은 인종 차별만큼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2010년 북미 아동중 50% 유럽 연합(EU) 아동의 38%가 비만일 것으로 예상했다.

예일대 비만 센터의 레베카 M. 풀 박사는 "비만 아동들이 괴롭힘을 당하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노력이 더 필요하며 언론.학교.가정 등 사회 모든 곳에서도 관심을 갖고 대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주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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