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 띠는 "자원 재활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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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우유팩·종이컵 등에 대한 재활용운동이 민간단체 등을 중심으로 활발한 가운데 그 동안 재활용을 저해해 온 조세문제 및 예치금환불 문제가 상반기 중에 해결될 전망이어서 자원재활용운동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연초부터 일부 구청·동사무소 등 행정기관이 앞장서기 시작한 재활용운동은 지난해 6월 리우 회담을 계기로 민간단체들이 자원재활용운동에 본격적으로 가세하면서 큰 진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명동YWCA와 서울시내 6개 YWCA지부에 우유팩 상설교환센터를 운영해 오고 있는 서울YWCA는 9월부터 자판기용 컵 사용량이 많은 직장·대학교 등을 상대로 종이컵 수거에도 나서 지난해 말까지 20t의 우유팩과 종이컵을 수거하는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7월부터 롯데 잠실 점에 우유팩 상설 교환코너를 개설, 우유팩 1kg을 가져오면 35m짜리 두루 마리 재생화장지를 교환해 주고 있는 한국부인회(회장 임명순)는 지난 연말까지 32·1t의 우유팩을 재생휴지로 바꿔 주었다.
한국부인회는 또 우유팩수거운동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2월 16일 열리는 전국대회를 계기로 전국 2백52개 지부까지 이 운동을 더욱 확산시킬 계획이다. 이밖에 서울의 경우 각 구청과 동사무소는 우유팩·종이컵 등을 가져오면 재생휴지로 바꿔 주는 교환장소를 운영, 자원재활용운동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같은 폐기물 재활용운동이 지난해를 계기로 활발해지면서 재활용비율도 크게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환경처에 따르면 우유팩으로 흔히 쓰이는 카톤팩의 경우 지난해 9월까지 사용량은 3만7천2백92t으로 이중 12·6%인 4천6백96t의 우유팩이 재활용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우유팩 재활용운동이 본격적으로 전개된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한해동안의 우유팩 재활용비율은 12·6%보다 더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재활용비율은 91년 카톤팩 우유팩 재활용비율 7·8%와 비교할 때 우유팩 재활용운동이 비약적으로 활발해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민간단체에서 수거업자의 매입가격이 80원인 우유팩 1kg(2백ml 1백 개)을 가격이 1백10원인 재생휴지와 교환해 주기 때문에 우유팩 kg당 예치금 환불금액 18원이 회수된다 하더라도 12원의 적자발생 요인이 남아 있다.
이와 같은 적자 요인 때문에 서울시의 경우 구청마다 우유팩과 화장지를 교환해 주는 비율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도봉구의 경우 2백ml 우유팩 1백 개에 재생화장지 1개를 교환해 주고 있는 반면 성동구·서대문구·마포구·동작구 등은 2백ml 우유팩 2백30개에 재생휴지를1개씩 교환해 주고 있다.
또 적자발생 요인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소비자 단체대표, 우유팩 사용업계 대표, 우유팩 제조업계 대표, 한국 백화점협회, 재활용업계와 수거업계 대표들로 구성된 우유팩재활용협의회가 출범했다.
이 우유팩 재활용협의회는 상설교환코너의 설치·운영에 따른 비용의 정산을 소비자단체, 우유팩 생산 및 사용업계, 재생화장지 제조업계가 협의하여 우유팩재활용이 더욱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다. 이밖에 그 동안 비영리 민간단체나 행정기관이 우유팩을 수거해 수거업자나 제지업체에 팔 때 발생하는 세금계산서 문제등 세제상의 우유팩 재활용 저해요인이 2월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개 정으로 해결되고, 6월에는 자원 재활용 촉진법의 발효로 현재 폐기물 관리법에 따라 유-가공업체와의 위탁계약으로 예치금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수집기관이 직접 예치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바뀔 전망이어서 우유팩 재활용운동이 더욱 촉진될 전망이다. <고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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