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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그림자 24시/고달픈 경호원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특경대서 차출… 막강한 무술실력/사복속에 무장… 신변보호 불침번
선거전이 열기를 더해가고 대선후보들이 분초를 아껴 표밭을 누비는 가운데 후보들 못지않게 고달픈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다름아닌 후보 경호 경찰관들. 선거운동기간 후보의 신변안전을 책임진 이들은 45구경 권총으로 무장하고 24시간 후보 곁에 붙어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다.
누구라도 「허튼 짓」을 하려다간 최악의 경우 총알 세례까지 받게되는 엄중한 경호작전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전원 사복차림이지만 권총 이외에 가스총·수갑·사과탄과 투명유리 방패까지 별도의 장비도 갖춘 고도로 훈련된 무술경관들로 8명의 후보에게 현재 45명이 배치돼 있다.
김영삼·김대중·정주영후보에게 13명씩,이종찬·이병호·백기완후보에게 2명씩이며 박찬종·김옥선후보는 『필요없다』며 사양했다.
이들은 각 정당의 자체경호팀과 함께 유세장에서,거리에서,숙식장소에서 그림자처럼 붙어다니며 「위해와의 전쟁」을 치른다.
이들은 우선 후보가 유세장에 도착하기 전에 관할 경찰관서 안전팀과 함께 연단 주변의 폭발물 설치 등 사전안전검측을 한다.
후보가 도착하면 앞뒤 좌우에서 소위 「밀착경호」를 하며 87년 대선때처럼 돌팔매 사태라도 생기면 재빨리 투명방패와 육탄으로 막고 피신시켜야 한다.
숙소투숙때엔 후보의 거처 주변에서 불침번을,거리·식당에선 급습에 대비하는 등 하루 24시간 고달픈 근무를 계속한다.
이때문에 청와대 경비를 맡은 22특경대 출신자를 주대상으로 해 선발할 당시 지원자가 별로 없어 상당수가 강제(?) 차출됐으며 일부 후보는 추천자중 몇몇을 직접 인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후보를 따라 전국을 순회중인 김모경장(35)은 『고되긴 하지만 아직까지 돌발사태는 커녕 유세장에서의 야유소동 한번 일어나지 않아 성숙돼가는 시민의식을 느낀다』고 했다.
유세장엔 이들과 별도로 관할경찰서의 기동대가 외곽경비를 맡고 있으며 선거기간중 후보의 집에도 김영삼후보 1개 중대 1백20명,김대중후보 30명,정주영후보 12명 등 경비병력이 고정배치돼 있다.<김석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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