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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 결정방법 등 걸림돌 많다/러 현물상환 무엇이 문제인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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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원자재 생산줄여 제때공급 의문/품질우수·수송거리 짧아 이점도
러시아가 9일 우리정부에 경협차관 연체이자의 일부를 알루미늄괴 등 원자재로 갚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갚는 방안을 제시했다. 종합상사 등 국내업체들은 양국의 협의 결과에 따라서는 현재 중단되어있는 소비재 전대차관이 재개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러시아에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원유·원목·비철금속 등 원자재가 풍부하고 품질도 국제원자재 시장에서 최소한 중급이상으로 판정받을 정도로 우수한데다 수송거리가 짧아 운송료가 적게 드는 등 많은 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러시아로부터의 원자재수입은 하바로프스크를 통해 나홋카항에서 부산으로 수송됐으며 수송기간은 평균 2∼3일로 미국에서의 수송기간(한달정도)에 비해 10분의 1밖에 안돼 수송비도 30%정도 싸게 먹히고 있다.
또한 원자재 현물상환은 정부·은행이 골치를 썩이면 썩였지 업계는 전혀 「위험부담」이나 별다른 수고없이 앉아서 장사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러시아에서의 원자재 수입은 올들어 늘고 있는 추세로 지난 9월말까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3.4% 증가한 3천4백만달러어치의 광산물이 수입됐다.
이중 주요 원자재는 원유 1천1백32만달러어치,비철금속 36만8천달러,원목 13만3천달러,석탄·코크스 1백43만9천달러어치 등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연간 선철 50만t,알루미늄 34만t,구리 14만t,주석 8천4백t 등을 수입하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이중 상당부분을 러시아에서의 현물상환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는 또 냉동명태 등 수산물도 수입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수산물의 경우 올들어 지난 9월말까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백% 증가한 1천2백83만달러어치가 러시아로부터 들어왔다.
이에 따라 업체마다 필요로하는 원자재의 종류와 양을 계산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그러나 원자재수입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어서 적기공급·가격결정방법·러시아정부의 명확한 보증 등 많은 문제들이 선결되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환금성이 높은 원자재가격은 국제시세에 따라 정해지는데 언제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서도 가격차이가 커 자칫 국제시세보다 비싸게 수입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는 정치·경제적인 불안의 여파로 원유생산량이 지난 90년 5억1천8백만t에서 올해는 3억9천만t으로 감소하는 등 원자재의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어 충분한 공급량 확보에 문제가 되고 있다.
또 러시아정부는 올해부터 원자재를 전략수출상품으로 분류,원자재에 수출관세를 부과하고 가능하면 원자재를 가공처리후 수출키로 하는 등 원자재수출을 자제하고 있어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제때 받을 수 있느냐도 문제가 될 수 있다.<오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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