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월드시리즈 우승주역 스프라그 올림픽「금」아내 있었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부창부수라고나 할까.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4승2패로 우승을 차지한 월드시리즈에서 홈런을 친 남편 뒤에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아내가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에드 스프라그(25)와 미국 수중발레(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선수 크리스틴스프라그(24).
포수인 남편 에드는 지난달 19일 아틀랜타 풀턴카운티 구장에서 벌어진 아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월드시리즈 2차 전에서 4-3으로 뒤지던 9회 초 대타자로 나와 2점 홈런을 날려 경기를 5-4로 뒤집는데 결정적인 수훈을 세웠다.
올 시즌 2할3푼4리의 타율로 그다지 신통치 않았던 에드는 이날 1사 주자 1루에서 브레이브스의 세 번째 투수 제프 리어던의 초구를 강타, 펜스를 넘김으로써 패배 일보직전의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대타자가 홈런을 때린 것은 월드시리즈 사상 그가 17번째로 토론토로서는 올 시즌 처음 있는 경사였다.
이날 승리로 블루제이스는 양 팀간의 전적을 1-1타이로 만들었는데 만약 그의 홈런이 없었다면 블루제이스는 초반 두게임을 모두 패배, 월드시리즈 패권은 불가능했을 거라는 평을 듣고있다.
한편 경력 15년째인 그의 아내 크리스틴 스프라그는 지난 8월 바르셀로나 올림픽수영 수중발레 솔로에서 1백91.848점을 획득, 강력한 라이벌 프레시트(캐나다)를 0.131점 앞서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더욱이 남편 에드도 지난 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시범경기인 야구에서 우승한 미국 팀의 일원이어서 부부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된 셈이다.
이들이 처음 만난 것은 지난 87년 인디애나폴리스에서 벌어진 팬 아메리카대회가 계기가 됐다.
크리스틴이 무거운 짐을 들고 호텔 복도를 가는 것을 에드가 도와준 것이 계기가 돼 이때부터 서로 사랑의 싹을 틔워왔다.
야구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크리스틴은 이때부터 열렬한 야구팬이 됐으며 남편의 경기는 빠짐없이 찾아다닐 정도가 됐다.
한편 에드는 이번이 월드시리즈 첫 출전임에도 불구하고 인연이 남다르다. 그의 아버지 에드 1세도 역시 프로야구 선수로 지난 72년 그가 5세였을 때 신시내티 레즈팀의 투수로 월드시리즈에 진출, 수많은 관중 앞에서 위력적인 볼을 뿌린바 있다.
아버지는 비록 그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팀에 넘겨줬지만 피를 이어받은 아들은 20년만에 아버지의 한을 풀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올 시즌 47타석에 불과할 정도로 후보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스프라그가 내년에는 어떤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김상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