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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기때면 고개들고 번창/국내 「종말론 소동」의 역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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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88년 「다미」 등장이후 전성기맞아
시한부 종말론은 「10·28휴거」 불발로 사실상 「종말」을 맞게 됐으나 일부 성서구절을 자의로 해석하는 「사이비신앙」은 앞으로도 계속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전국에는 2백50여개의 휴거 교회나 단체들이 활동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거의 모두 이스라엘의 추수기념일인 나팔절(9월28일)부터 10월28일까지 한달동안의 「어느 순간」을 휴거일로 잡아왔었다.
이들의 종말예언은 지금까지 차례차례 빗나갔다.
하느님의 성회 서머나교회(부산)와 다베라선교회가 각각 예정일을 9월28일과 10월10일로 잡고 선전해왔으나 「그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또 「일점일획의 오차」도 없이 10월28일 자정을 기해 휴거가 일어난다던 다미선교회·지구촌선교회 등의 주장도 한토막의 해프닝으로 판명돼 28일을 고비로 휴거종말론은 사실상 그 권위를 상실했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시한부 종말론이 극성을 부리기 시작한 것은 88년 8월 이장림목사(44·구속중)가 다미선교회를 설립하면서부터.
정통 개신교 목사였던 이씨는 87년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라』는 예언서를 발간,수십만권이 팔리는 인기를 끌자 다미선교회를 조직한뒤 『천국의 문이 열린다』 『경고의 나팔』 『92년의 열풍』 등 다미(다가올 미래의 줄임말)시리즈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시한부 종말론을 확산시켜왔다.
종교 전문가들은 일부 교회들이 『28일에 휴거가 일어나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들림」을 받게될 것』이라는 말로 여전히 신도들을 현혹하고 있어 휴거불발로 인해 상당수 신도들이 이탈하더라도 종말론 교회의 세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휴거예언과 불발이 3세기이후 세기말이면 거의 매번 반복돼왔고 우리나라의 경우도 안식교회의 예수재림예언,일제때인 1914년 「여호와의 증인」의 종말계시 등이 나타났다 사라졌으나 예언한 날이 지나더라도 이를 합리화시키는 이론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종교전문가들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각 교단이 집단이기주의에서 탈피,건강해져야 하며 건전한 사회기강 확립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한다.<이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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