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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IT] '아이튠' 복제장치 제거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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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디지털복제방지장치(DRM)를 제거한 음악파일이 온라인 음악시장의 대세가 될 것인가. 미 애플이 운영하는 음악 사이트 '아이튠'은 지난달 말 DRM을 없앤 음악파일 판매를 시작했다. 복제가 가능한 이 파일은 애플의 MP3 플레이어 아이팟 이외의 다른 기기로도 즐길 수 있다. 지난 2월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스 잡스가 "디지털 음악 산업을 제대로 키우려면 DRM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 지 4개월여 만에 실행에 옮긴 것이다. 당시 잡스의 주장에 세계 주요 음반회사는 "지금도 불법 복제가 판치는데 말도 안 된다"며 반발했지만 EMI가 DRM 제거에 동의하면서 판매가 시작됐다.

애플은 DRM 제거 음악파일을 1.29달러에 판다. 이용 범위가 넓은 만큼 DRM 장착 파일(99센트)보다 조금 비싸게 파는 것이다.

예상과 달리 DRM을 제거한 음악파일 판매는 조용하게 시작됐다. 아이튠 사이트에 작은 안내 광고를 올렸을 뿐이다. 아이튠에서 파는 500만 곡 대부분은 DRM이 장착돼 있다. EMI를 제외한 주요 음반회사가 아직 DRM 제거 음악파일을 공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DRM 제거 파일 판매 비중은 아직 낮다.

하지만 온라인 서점 아마존이 DRM 제거 음악파일을 팔 예정이고, e-뮤직닷컴도 중소 음반회사와 제휴해 DRM 제거 음악파일을 판매하기로 하는 등 시장이 커지고 있어 유니버설뮤직.워너뮤직 등 대형 음반회사가 기존 입장을 고수할지 관심사다. 이런 가운데 아이튠에서 팔리는 DRM 제거 음악파일을 둘러싸고 개인정보보호 논란이 일고 있다. CNN에 따르면 DRM 제거 음악파일을 살 때 구매자 이름과 e-메일 주소 등이 남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복제 등이 문제될 경우 당사자를 추적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미 소비자단체 전자프런티어재단(EFF)은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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