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총회 열기 개신교 각 교단|「총회장 선거제」개선 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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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개신교의 대형교단들이 이 달 중순부터 내달에 걸쳐 잇따라 가을총회를 개최한다. 각 교단의 총회는 총회장 선출을 비롯해 내부의 현안을 점검, 향후 1년간 교단이 가야할 진로와 구체적인 실천지침을 이끌어 내기 위해 열리는 가장 중요한 교회 공식연례행사의 하나다. 선거에 따르는 얼마간의 열기와 부산스러움을 뺀다면 올 가을총회는 각 교단 공히 사회의 전반적인 보수화경향을 반영해 별다른 대외 이슈 없이 비교적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독교장로회(총 회장 김수배 목사)는 22일부터 25일까지 3박4일간의 일정으로 경남진주제일교회에서 제77회 총회를 개최한다. 목사 및 장로총대 5백여 명이 모여 갖는 이번 총회에서는 내년으로 40주년을 맞게되는 교단창립기념행사 준비, 평화통일 희년사업의 확산을 위한 구체안, 통일헌법기초문제 등이 최우선 의제로 상정될 전망이다. 김수배 목사를 이을 임기 1년의 차기 총 회장으로는 부총회장인 이쾌재 목사(청주제일교회)가 관례에 따라 만장일치로 선출될 것이 확실시되나, 눈길을 끄는 것은 부총회장 선거를 위해 기독교장로회 측이 올해 처음 도입해 가동키로 한「인선 및 선거관리위원회」제도. 15명의 중진으로 구성되는 인선 및 선거관리위원회가 덕망과 시무경력 20년 이상의 자격을 갖춘 교단인사 중 무기명비밀투표에 의해 3명을 추천하면 이들을 대상으로 총대투표를 실시, 부총회장을 선출토록 하는 제도다. 최근 들어 교회선거가 과열·타락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여론이 커지자 도입된 이 인선위 제도는 지난달 말 장신대 총 동문회가 주최한「총회선거제도개선을 위한 세미나」에서도 이와 비슷한 부총회장 추천인단구성안이 제기되는 등 관심이 쏠리고 있어 기장 측의 올해 실시결과에 따라 이를 채택하는 교단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4∼30일 서울 천호동 명성교회에서 열릴 제77회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측 총회에서는 한국개신교 사상 첫 장로 총 회장이 탄생할 것으로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임 부총회
장이 차기 총회장직을 승계하는 것이 관례화 돼 있기 때문에 지난해 총회 때 장로로는 사상처음으로 부총회장에 당선됐던 한영제씨가 총 회장으로 선출돼 취임할 것은 거의 확실하다.
한장로가 지난해 선거 때 보인 행동 때문에 일부 소장목사들이 그의 총 회장 선출에 이의를 제기하고는 있으나 관례를 뒤집을 정도의 세력은 형성하고 있지 못하다. 예상대로 한 장로가 총 회장이 될 경우 예장 통합이 개신교 최대의 교단인데다 교계에 암묵적으로 뿌리 내 려 온 「총 회장직=목사」라는 전통적 등식을 깨버리는 결과가 돼 그 의미나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독교 감리회는 10월28∼30일 서울 금란감리교회에서 총회를 갖는다. 교리위반으로 서울연회재판위로부터 출교 처분을 받고 최근 사건을 사회법정으로까지 비화시키고 있는 감신대 홍정수교수·변선환 전 학장 문제가 역시 이번 감리교총회의 최대이슈가 될 전망이다.
2년 임기의 감독 및 감독회장선거도 주목을 끄는 부분. 전국 7개 연회 가운데 가장 영향력이 크다는 서울연회감독으로는 표용은(서대문중앙교회)·정영관(중앙감리교회)·배동윤(청량리교회)목사 등이 입후보해 뛰고있고 서울남연회감독 후보로는 이종수(감람교회)·안행래(오류동교회)목사 등이 나와 각축중이다. 교단관계자들은 이중 표·정·이 목사를 감독과 함께 감리교를 대표하는 감독회장 당선권에 가장 근접해 있는 인물로 꼽고 있다.
한편 예장 내에서 통합 측과 교세를 다투는 것으로 알려진 합동 측은 오는21∼25일 인천제이교회에서 금년도 총회를 가질 예정이다. <정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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