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 일제 무선전화기 휴대전화기로 둔갑/5∼20㎞ 거리도 통화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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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올 백37건 적발/값싼 가정요금만 물어
가정용 무선전화기(코드리스폰) 본체와 건물 옥상의 특수안테나를 연결,송수화기만 가지고 본체에서 4∼5㎞,때로는 20∼40㎞ 떨어진 곳에서도 휴대폰·카폰처럼 통화할 수 있는 밀수입된 신종 불법 전화기가 전국적으로 암암리에 사용되고 있다.
이 전화기는 대부분 일본에서 밀수입된 고출력 무선전화기로 전화기기상가 또는 행상인에 의해 암거래 되고 있어 단속이 시급한 실정이다.
◇사례=박모씨(38·인천시 작전동)는 국내 무선전화기 규격(10밀리와트) 보다 1천5백배나 출력이 강한 15와트짜리 일제무선전화기(모델명 EXPERT)를 구입,자신의 사무실 옥상에 옥외안테나를 설치하고 송수화기를 휴대폰처럼 가지고 다니며 사용하다 최근 체신부 중앙전파관리소 감리반에 적발,경찰에 고발됐다.
또 황모씨(50·서울 상봉동)도 일제 무선전화기(모델명 COMO­5440)와 옥외안테나를 연결,송수화기를 휴대하며 불법사용 하다 적발됐다.
정모씨(48·전북 무주군 안성면) 역시 15와트짜리 고출력 일제무선전화기(모델명 SPACE MASTER) 본체에 옥외안테나를 불법연결,송수화기만 가지고 다니며 사용해 왔음이 최근 밝혀졌다.
체신부 전파관리국 정구윤감리과장은 『이같은 불법전화기가 지난해 처음 선보이다 최근들어 갑자기 늘어나 올해만도 1백37건이나 적발됐다』고 말했다.
◇전화료=고출력 불법 무선전화기가 이처럼 급속히 번지고 있는 것은 값비싼 휴대폰·카폰과 비슷한 기능을 갖춰 값싼 가정용 전화요금으로 비싼 이동전화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카폰·휴대폰은 단말기 1백만∼1백50만원에 가입비 72만∼74만여원,도수료 월기본 2만7천원에 10초당 25원으로 매우 비싸다. 그러나 이 불법 무선전화기는 안테나와 합쳐 40만∼50만원에 암거래 되고 도수료는 일반전화와 같이 3분당 25원꼴에 불과하다.
◇문제점=이같은 고출력 무선전화기를 쓸 경우 가장 큰 문제점은 사용료가 자칫 통화 상대자가 아닌 다른 가정의 코드리스폰으로 부과되기 쉽다는 것. 한국이동통신 성태경전무는 『이런 전화기를 쓸때 주변 일반가정의 코드리스폰 송수화기가 만약 잘못 놓여져 있을 경우 MCA코드리스폰의 특성상 그리로 통화료가 가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이기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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