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 잃은 통화정책… 금리 불안/지난달 푼 돈 환수움직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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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급락회사채 반전 다시 급등
통화정책이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면서 금리가 춤을 추고 있다.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돈이 지난달 뭉치로 풀리면서 빠른 속도로 떨어지던 금리가 이달들어 통화환수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오름세로 급반전하고 있는 것이다.
금리가 이같이 급락·급등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작용은 금리에 대한 장기적인 예측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등 결국 기업들에 돌아간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이같은 「냉온탕식 통화관리」에 대한 불만이 높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소기업자금이 평소의 세배수준인 1조3천억원 가까이 풀리면서 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연15%선 아래로 하락한 후 지난 3일 14.7%선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반전해 최근 10여일 동안에 1.6%포인트나 뛰었다. 양도성예금증서(CD) 유통수익률도 비슷한 추이를 보여 지난 4일의 15.9%에서 14일엔 18.0%를 기록했다.
한은이 금리동향만 보고 통화관리를 할 수는 없다는 입장아래 이달들어 돈줄을 죄기 시작한 여파가 금융시장에 미치고 있는 것이다. 통화당국의 이같은 긴축방침은 지난 4월의 「과태료 악몽」을 되새기며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 창구를 경색시키고 있다.
한은관계자는 『지난달 시장금리는 투기요인마저 가세해 하루 0.5%포인트씩 떨어지는 등 이상징후가 많았다』고 지적하고 『금리하락과정에 이같이 비정상적인 요소가 있었기 때문에 최근 금리가 다시 반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당국이 은행들로 하여금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특히 상업어음할인)을 독려했고 은행들은 여기에 편승,중소기업자금뿐만 아니라 일반대출까지 확대해 시중 돈수위를 너무 높여 놓아 이달 통화관리를 궁지로 몰아 넣어 이같은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은 관계자는 그러나 『내달 초순 추석을 넘기면 시장금리는 다시 안정세를 회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히고 『당장 필요하지 않은 자금을 먼저 확보하기 위해 덤빌수록 금리는 더욱 뛰어 기업 스스로 발목을 잡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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