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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 소속 변해도 팬은 변함없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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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대구 야구팬들이 이만수 SK 수석코치를 환영한다는 현수막을 야구장 앞에 걸고 있다(사진(上)). ‘야구 역사 다시 쓰러 빅초이가 왔다’는 응원판을 들고 광주구장을 찾은 박지윤(右).박준우 남매(사진(下)). [대구=연합뉴스], 광주=강인식 기자

2007프로야구가 열린 대구.광주 구장이 22일 밤 뜨겁게 달아올랐다.

10년 만에 '홈 커밍'한 두 스타를 보기 위해 고향 팬들이 몰려든 때문이다.

대구 시민들은 방문팀인 이만수(49) SK수석 코치를 오히려 연호하며 열광했고, '빅초이' 최희섭(28.KIA)도 고향 팬으로부터 열광적인 환영을 받았다.

'만수 행님 오셨다'.

삼성-SK전이 열린 대구구장은 원정팀 응원석인 1루 쪽 관중석이 꽉 찼다. 하지만 관중들은 "S~K" 대신 "이만수"를 외쳤다. 직장동료 15명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김홍희(35)씨는 "지난해 만수 형님이 한국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대구구장 경기 일정을 찾아봤다. 손꼽아 벼르다가 오늘 대학원 수업도 빠지고 왔다"며 감격해했다. 1회 말 이 코치가 판정 항의를 위해 그라운드에 들어서자 3루 쪽 삼성 응원단까지 합세해 "이만수"를 연호했다. 16년간 외곬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이 코치에 대한 애정의 표시였다.

경기 전 대구 지역 언론들은 삼성 대신 SK 더그아웃에 모여 이 코치를 집중 취재했다.

지역민방도 이 코치가 앉아 있는 SK 쪽을 자주 비췄다. 전날 대구에 도착한 이 코치는 "식당에 갔더니 팬들의 사인 공세에 밥을 못 먹을 지경이었다"며 "몸은 떨어져 있지만 젊은 시절 열정을 바친 곳에 와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구단은 그동안 이 코치와의 서먹한 관계를 나타내듯 별다른 환영행사는 하지 않았다.

최희섭에 대한 광주 시민들의 애정도 남달랐다.

광주시 봉선동에 사는 박지윤(29).준우(28) 남매는 KIA 유니폼을 맞춰 입고 이날 오후 3시부터 야구장을 찾았다. 누나 지윤씨는 전날 응원 카드를 만들며 최희섭의 고향 데뷔전을 기다렸다고 했다.

동생 준우씨는 "인터넷 게시판을 보니 내일은 만원 관중이 분명해 보여 '열 일 제쳐 놓고' 경기 시작 3시간30분 전에 야구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지윤씨가 손수 만든 응원판에는 'V10 HR57 야구 역사 다시 쓰러 빅♥초이가 왔다'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V10은 10번째 챔피언에 오르라는 것, HR57은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런 기록 56개를 넘어서라는 것을 의미했다.

최초의 한국인 메이저리그 타자 최희섭은 이미 광주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직원들과 단체로 운동장을 찾았다는 장대훈(37.보해양조)씨는 "최희섭이 오늘 한 방 날려 줬으면 좋겠다"고 들뜬 듯 말했다. 올 시즌 평균 관중 4283명(평일은 3500명 정도)이던 광주는 이날 8000여 명의 팬이 몰려왔다.

광주=강인식 기자, 대구=이충형 기자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SK와이번스 수석코치

1958년

[現] 기아타이거즈 야구선수

197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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