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배경의 이색 스릴러 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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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신예 리처드 스탠리가 연출한 영화『더스트 데블』(Dust Devil)은 마카로니 서부극『황야의 무법자』의 건조하고 황량한 분위기를 차용한 이색 스릴러다.
방랑하는 살인자, 대서양에 연한 남아프리카 나미브사막의 모래바람, 그리고 엔니오 모리코네식의 단조로우면서도 빠른 음악이 교합돼 우울한 긴장감과 공포를 유발하는 방식이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그것에 영향 받았음을 느끼게 한다.
가정불화로 집을 뛰처 나온 웬디는 붉은 폴크스바겐을 타고 사막을 가로질러 달리다 우연히 살인자 히치를 태운다. 연쇄살인사건을 수사중인 늙은 경관 벤은 살인자를 찾아 사막에 간다. 웬디의 남편도 그녀를 뒤쫓아 사막에 들어선다.
살인자와 여인간의 기묘한 애증, 쫓고 쫓기는 음간의 살의와 광기를 통해 현대인 내면의 고독을 적절하게 포착했다고 지난 칸영화제에서 괜찮은 평가를 받은 영화다.
로버트 버즈, 렐시아 필드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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