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비즈] 32세 보험여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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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대한생명 창립 60년 이래 최연소 보험여왕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대한생명 울산지점의 정미경(32.사진)씨. 지난해까지 대한생명의 보험여왕은 37세가 최연소였으나 정씨가 5년을 앞당긴 것이다. 그동안 보험사의 보험여왕 자리는 주로 40~50대 여성이 차지했던 것에 비하면 세대교체가 그만큼 빨라졌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임신 8개월째인 정씨는 연간 매출(수입보험료) 60억 원에 13회차 계약유지율 99%로 판매실적과 고객만족 부문 모두에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매출 60억 원은 웬만한 설계사 20~30명으로 구성된 지점에서 거두는 실적과 맞먹는다.

2000년 25세의 나이에 보험설계사 생활을 시작한 그녀는 첫 해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2001년 연도대상 동상을 수상한 뒤 시상식에서 매년 한 계단씩 올랐다. 지난해에는 2위인 준여왕상을 수상했다.

정씨는 의사.약사 등 전문직을 주공략 대상으로 삼았다. 그의 고객 700명 가운데 200여 명이 의사.약사.학원장 등 전문직 종사자다. 고객이 고학력의 전문직 종사자이지만 이들이 본업이 아닌 재테크 등에서는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하루 종일 환자나 손님을 맞이하느라 시간적 여유가 없던 고객을 위해 '재정 주치의' 역할을 맡은 것이다.

정씨의 고객관리 방식은 독특하다. VIP 고객 5명을 1팀으로 묶어 서로 친목을 도모하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소모임을 만들었다. 다른 분야의 전문가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재테크 세미나도 주최하고 골프 모임도 주선하며 고객과 관계를 강화했다.

정씨는 "밤늦게 돌아온 엄마를 지켜보던 딸(6)이 '엄마처럼 열심히 해서 보험설계사가 되겠다'고 말했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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