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2집 '인 익스체인지'로 돌아온 모던 록의 이승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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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절제된 사운드에 꽉 찬 감정을 싣는 '모던 록' 가수 이승열(37.사진).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OST로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그는 '뮤지션이 좋아하는 뮤지션'으로 통한다. '한국의 보노(세계적인 록 그룹 U2의 보컬)'로도 불린다.

한 팬은 그에게 '푸른 새벽 하늘을 바라보며 옥상에서 담배 한 대 피우고 싶게 만드는 목소리'라고 찬사를 보냈다. 싱어송 라이터이자 프로듀서로 활동하는 그가 2년 반 만에 두 번째 앨범 '인 익스체인지(In Exchange)'를 내놓았다.

"어두운 느낌의 1집보다 밝게 하려고 했어요. 1집에 비해 가볍고 말랑말랑해졌다는 표현이 맞을까요?"

그는 1집 앨범이 불친절했다면 이번 앨범은 친절해지려고 노력한 앨범이라고 말했다.

"원래 흙 냄새 나는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사운드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1집에서는 듣는 이를 고려하지 않고 중간에 곡을 뚝 끊는다거나 했는데, 2집에서는 확실하게 결말을 냈지요. 그런 점에서 친절해졌다고 표현할 수 있겠죠."

퉁명스럽고 공격적인 음악을 했던 그가 '친절한 승열씨'가 된 까닭은 무엇일까. 그는 음악 자체에 대한 반성을 담았다고 대답했다.

"20대 초반 미국에서 공부할 때 교수님께서 해주셨던 말이 어느 날 가슴에서 크게 울렸어요. '어떤 예술을 하든간에 마침표를 찍지 않는 행위는 아티스트로서 자격이 없다'는 거죠. 이번에 마침표를 어디에 찍을까 여러 번 고민했습니다."

2집에 실린 '아도나이'는 그의 지향점을 말해준다. 많이 비운 듯한 미니멀한 연주 속에 거친 듯 속삭이는 보컬이 극대화됐다. 대중과 '타협'했다기보다 좀 더 세련되게 대중과 '소통'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궁극적으로는 불친절한 사운드를 추구하고 싶어요. 게릴라처럼 자유롭게 음악 하는 한대수 선배처럼요. 하지만 팬들에게 보답하는 것도 제 음악의 일부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렇다고 제 이름 앞에 '대중가수'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도 원치 않아요. 그렇게 될 수도 없고요."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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