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온주입장치 국산개발에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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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0만eV(전자볼트) 이상의 높은 에너지로 가속된 각종원소의 이온빔을 쪼여 금속표면의 경도나 내마모성·전기전도성을 향상시켜주는 「이온주입장치」가 한국원자력연구소 기초연구부 최병호 박사팀에 의해 최근 개발됐다.
최 박사는 질소·산소·탄소·아르곤 등의 고속 이온빔을 사용해 드릴이나 공구·금형·베어링 등 정밀부품의 표면경도·내부식성 등 기계적·화학적·전기적 특성을 2∼8배 높여주는 50밀리암페어 전류급의 이온주입장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장치는 기존 장치보다 이온전류를 2∼5배 증가·가속시킨 선진국 수준의 이온주입장치로 전부품을 국산으로 해결해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온주입기술이란 물질표면에 각종 원소의 이온을 1μ깊이까지 강제로 주입·침투시켜 재료의 조성, 결합상태, 결정구조를 변환시키는 표면처리기술로 크기·두께 등의 변형이 없기 때문에 기존 열처리나 도금보다 훨씬 우수한 특성을 얻을 수 있으면서도 표면부착력에 문제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
특히 이번에 개발된 이온주입장치기술은 이미 미래상공(주)과 함께 산업화에도 성공한 기술로 실제 펀치·드릴 등 공구류와 베어링 금형 등에 응용한 결과 수명을 3배정도 향상시켜 생산원가절감은 물론 생산성향상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것. 펀치의 경우 이온주입기술을 응용한 결과 평균 6천회의 작업수명이 1만8천회 이상으로 향상됐다는 것이다.
현재 선진국의 경우 이온주입기술이 활발하게 응용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금형시장이 연간 1조원대, 공구시장 5천억원대에 달하고 있어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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